윤 대통령 UAE 순방 득과 실…

윤 대통령, 올해도 ‘순방 리스크’를 피해가지 못했다
외국만 나가면 사고… 외교무대 연습 필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300억달러(한화 40조 원 상당)의 투자유치 ‘잭팟’을 터트렸음에도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에 이란이 거듭 항의하면서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파병중에 있는 우리 장병들 찾은 자리에서 “UAE와 우리는 형제국이다.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다.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같은 처지다”라는 실언으로 이란의 문제 제기와 더불어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경제외교로 방점을 찍었었다. 약 40조 투자 유치한 등 여러 성과가 있었다. 그런데 이를 가리는 말실수가 또 발생했다. 


그런데 이게 한두 번이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이 외국 나갔다 하면 사고가 터지다 보니 국민은 조마조마하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별문제가 아니라는 대통령실의 사고방식이 더 큰 문제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는 하나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에 대한 발언으로 외교적 파장이 상당히 커져 버렸다.


가만히 있는 이란을 자극해서 좋은 결과가 없으리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민감한 사항을 꼭 집어 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한 게 이번 순방의 큰 실수다. 


이란과 UAE의 관계는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 하는 팽팽한 긴장 관계에 있고, 특히 이란은 주변국들과의 마찰은 물론 미국 및 서방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등, 중동 정세는 매우 복잡한 여러 가지 국제적 이슈가 얽히고 설켜 있는 상황이다. 


또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우리나라마저 현재 친미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는 관계설정이 예민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우리는 지금 유류 대금 70억 불을 줘야 할 채무도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때문에 지급도 안 하고 있고, 이를 계기로 지난 21년에는 우리 국적 화물선, 유조선이 이란에 의해 나포된 적도 있었다. 


국제적으로 이런 민감한 사항이 있는 시국에 중동 현지에서 한 윤 대통령의 말실수는 이란에게 발끈할 수 밖에 없는 공세적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다.


우리 군의 격려하고도 아무 관계없는 말이었다. ‘UAE의 적이 이란’이라는 맞지도 않는 얘기를 굳이 할 필요가 뭐가 있었을까. 


UAE와 이란은 전쟁한 적도 없고, 그런 정도의 적이라고 할 관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사이가 안 좋은 정도의 관계였을 뿐이고 현재는 양국관계가 상당히 개선되었고 지금도 양국이 노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란 외교부 성명도 ‘지금 개선의 노력을 하는 상황을 완전히 무시하고 이란이 UAE의 적’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정부와 대통령실이 이란 정부에 공식적인 사과가 있지 않은 한 이란 정부와 대한민국의 외교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윤 대통령의 말실수가 그냥 연설 중의 실언이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혹여라도 대통령실에서 작성된 연설문이라면 이것은 정말 큰 문제다, 그건 상상도 하고 싶지도 않은 외교 참사일 것이다. 


대통령실에는 외교 대한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을 텐데 중동의 국제적 관계나 여러 이슈에 대해서 전혀 생각 없이 그냥 일반적 입장만 반영한 그런 문장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한다면 더 큰 문제다. 


이란은 지금 중동의 맹주국이다. 인구가 약 9000만 정도의 큰 대국이다. 


자부심이 강한 페르시아의 후예들이며 자원 부국이다. 석유, 원유와 천연가스의 1‧2위, 2‧3위를 다투고 있고 농산물이나 희소 광물 등  우리의 국가적 이해관계에서 매우 긴요한 자원을 가진 나라이다. 


앞으로 서방과의 관계가 개선될 경우 우리에겐 여러 가지 개발 여지가 많은 나라이고 경제파트너로서 국익에 상당히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계유지에 신경을 써야 할 국가 중 하나이다.


이란의 공식적인 항의문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페르시아만 국가 간의 역사적 유대관계, 이와 관련한 관계 발전의 급진전을 전혀 모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불필요한 간섭이다.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해명을 요구한다”이다.


국가간의 관계도 결국 사람들이 맺는 것으로 결국 사람관계와 같다. 


실수 한 게 분명하다면 해명에 급급하지 말고 실수를 인정하고 깔끔한 사과가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그것이 한-이란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우리 국익에 맞게 외교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유지하는 그런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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