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귀국, 경제·협치 등 ‘첩첩산중’

기대에 못 미친 정상외교… 비속어 파문논란

 

전남투데이 김용희 기자 |  5박 7일간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지난 24일 밤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은 순방 성과를 토대로 내치에 속도를 내려던 윤 대통령의 구상은 핵심 국가들과 정상 외교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과 함께 비속어 파문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물가·환율 안정, 야당과의 실질적 협치 실행, 내각 인선 마무리 등 산더미처럼 쌓인 시급한 현안들을 풀어가는데 있어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물가·금리·환율이 치솟으면서 본격적인 침체 기미를 보이는 경제 상황이다. 윤 대통령 귀국 다음 날인 2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쌀값 안정을 위한 쌀 45만t 시장 격리 조치 등이 전격 발표된 것도 그러한 흐름으로 보인다.

 

순방 계기 두 번째 한미정상회담으로 풀어 보려던 정부 구상은 기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우려, 한미 통화스와프 등도 이른 시일 내에 진전을 봐야 할 시급한 이슈다.

 

첫 정기국회를 맞아 야당과 대화의 물꼬를 트고 관계를 회복하려던 계획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거대 야당'의 협조가 필수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윤 대통령은 당초 순방 직후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계기로 순방외교 성과를 공유하고 국정 운영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순방 기간 각종 논란을 문제 삼아 '외교 참사'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고, 영빈관 신축 철회 등을 고리로 '집무실 이전' 총공세에 나선 상태여서 대치 국면은 더 심화했다.

 

여기에 미국 뉴욕에서의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과 관련, 대상이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더불어민주당)였다는 대통령실의 뒤늦은 해명이 냉랭한 대야 관계에 추가로 찬물을 끼얹은 듯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주간 기준으로는 소폭 상승하며 30% 중반대를 유지했으나, 일간 기준으로는 주초 36.4%에서 주말 32.8%로 내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6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 19∼23일 닷새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천533명을 상대로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4.6%, 부정 평가는 62.2%로 각각 나타났다. 전주보다 긍정 평가는 0.2%포인트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1.0%포인트 하락했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 등 집무실 이전 관련 문제와 “한미 정상회담 ‘불발’에 ‘비속어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 출발을 했던 대통령 평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마무리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뉴욕 방문 기간 불거진 이른바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비속어 관련 논란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한미동맹에도 부정적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더 나아가 별도의 진상규명까지 언급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짧은 환담을 나눈 후 회의장을 떠나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애초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으로 알려졌으나,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가리킨 언급이라고 밝혔다.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