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능력과 선배의 경험

 어느 젊은이가 하루는 랍비를 골탕 먹이고 싶은 생각이 들어 꾀를 냈다. 원래 랍비는 유태사회의 지혜의 상징이고 따라서 젊은이가 이들을 시험한다는 것은 대단히 모험적인 일이었다.

 

젊은이는 랍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미친개가 쫒아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앉아 있어야 한다.”

“그럼 선생님처럼 존경받는 분들이 앞에 오면 젊은이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앉아있던 사람들일지라도 존경의 의미로 일어서서 예를 표해야 한다”

“그럼 선생님, 미친개와 선생님이 동시에 오면 젊은 친구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때 약간 난처해진 랍비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마침 동네 어귀에 젊은이들이 모여 있으니 자네와 내가 거기로 한번 가보세. 그러면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면 알게 아닌가?”

 

랍비를 골탕 먹이려던 젊은이는 자기 꾀에 빠져 보기 좋게 미친개로 몰리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다소 진부한 내용이지만 삶의 지혜는 젊은이들의 열정이나 얕은 지식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주는 듯하다.

 

지금 우리는 연령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능력 중심의 사회로 전이되는 과정에 있다. 연령이 많은 사람이 경륜과 지혜의 상징이었던 시대가 가고 가시적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교직 사회 또한 예외는 아니다.

 

젊은 교사와 경륜 있는 나이 든 교사와의 기대 역할이 바뀌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젊은 교사들의 ‘지적 오만’과 ‘자신만만함’은 더 해가는 반면, 선배 교사들의 지혜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가시적인 생산성만을 기준으로 할 때 경륜 있는 노 교사는 생산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어와 컴퓨터의 활용, 그리고 급변하는 사회에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조화롭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호연지기에 못지않게 선배 교사들의 경륜과 지혜도 필수적이다. 특히 노 장년층의 집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교직 사회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젊은이들은 조금 더 겸손과 심사숙고하려는 자세를 갖는 한편, 선배 교사들은 그들의 삶의 경륜을 교직 사회를 위하여 헌신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이제는 현직 교사들을 위한 복지정책 못지않게 평생을 교직에 헌신한 퇴임 교사를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할 때이다. 오늘날 교직발전이 그들이 공로에서 비롯되었던 바 이들을 위하여 사회가 무언가를 되돌려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경륜과 교직에 대한 노하우를 현직 교육을 위하여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가령 특기 적성 교육 강사나, 학생들의 상담 역할, 학교 행정이나 수업의 자문, 그리고 봉사활동 등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삶의 지혜는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곰삭듯 인고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경륜 높은 선배 교사들의 지혜를 그대로 사장시키기보다는 발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겠다. 젊은이 역시 지혜 있는 선배 교사들의 경륜을 겸손히 수용할 줄도 알아야 비로소 교직사회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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