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엔군 참전의 날을 앞두고

서울지방보훈청 복지과 이미숙

 

어린 시절 골목마다 울리던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가사의 노래는 고무줄 놀이 필수곡이었다. 가삿말이 더 유명한 이 노래는 <전우야 잘 자라>라는 제목의 대중가요로 멋모르던 어린 날에는 신이 나 목청껏 불렀고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릴 만큼 친숙하지만 한마디 한마디 너무나 가슴 아픈 노래이다.


 

우리 세대는 전쟁을 모른다.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서로의 목숨을 지켜주던 전우가 다음 날 그 총탄에 쓰러져가는 참혹함을 모르고 그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참담함을 모른다.


 

우리가 전쟁의 잔임함을 모르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이유는 이렇게 꽃잎처럼 떨어져간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공산군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은 우리에겐 씻을 수 없는 아픔이고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이며, 공산주의 침략을 막아낸 자유민주주의 승리이다.


 

이러한 승리 뒤에는 이름도 생소한 코리아,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전쟁에 파견된 유엔군이 있다.

당시 전투 병력을 파견한 16개국과 의료지원단을 보내온 5개국이 유엔 창설 이후 최초로 우리나라를 위해 파견되었으며, 40여 개국이 전쟁 물자를 지원했다.


 

나라, 종교, 문화가 다른 자들이 물설고 낮선 이 땅에 모여 한국을 도와 공산진영을 막아냈다. 전사자 3만 7천여 명, 부상자 10만 3천여 명이라는 큰 희생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냈다.


 

우리는 이러한 유엔군을 기억하기 위해 625전쟁 전정협정일인 7월 27일을 법정기념일인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하여 2013년부터 그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있다.


 

7월, 30도를 넘는 폭염과 코로나로 지친 일상 속에서도 우리의 삶은 이어진다.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이 땅은 72년 전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주의를 위해, 한 뼘의 땅이라도 탈환하기 위해 피 흘렸던 곳이다. 그 땅을 우리가 딛고 서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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