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여인백 기자 | 최정 9단과 신진서 9단이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우승을 두고 7일부터 한국기원 3번기를 벌인다. 최정 9단이 여류기사로 세계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것이 사상 처음인 만큼 모든 게 처음이다.
지금까지 여류 기사가 세계 대회에서 남자 기사와 결승전을 벌일 수 있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다. 오죽했으며 1992년 제2회 응씨배에서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여성으로 첫 4강에 오른 뒤 30년 동안이나 4강에 오른 여류기사가 없었을까?
11월 국내 랭킹을 보면 신진서 9단은 35개월째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 신진서 9단에 대적할 만한 상대가 아직은 없다는 뜻이다. 국제기전에서도 현재 8전 전승으로 무패가도다. 최절정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삼성화재배는 우승이 없다.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으나 2020년에는 중국의 커제 9단에게 0-2로 완봉패를 했고 지난해에는 박정환 9단에게 1승 2패로 져 우승을 놓쳤다.
최정 9단은 최근 3단계가 올라 27위로 여자 기사로는 최고 랭킹이다. 랭킹만으로 따지면 신진서 9단에 필적하기 어렵다. 신진서 9단과의 결승전 맞대결은 처음이지만 공식대국에서 4연패 중이다. 그만큼 아직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정 9단은 8강전에서 외국기사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던 양딩신 9단에게 201수만에 승리한 데 이어 준결승에서 변상일 9단에게 불계승으로 이겨 결승전에 올랐다. 최정 9단은 변상일 9단에게 5연패 중이었으나 처음으로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엄청난 상승세다. 신진서 9단이라도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신진서와 최정의 메이저 세계 대회 결승전은 한국 바둑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꿨을 환상의 매치업이다. 세계 대회 결승전 최초의 성 대결이라는 흥행 요소도 충분하지만, 바둑TV를 켜면 절반은 신진서 아니면 최정이 나온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두 선수는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인기 스타다. 더욱이 삼성화재배는 두 선수에게 각별한 대회다. 신진서 9단은 2년 연속 삼성화재배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고, 최정 9단은 “세계 통합기전에서 꼭 우승하고 싶은데 이왕이면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화재배, 세계 대회 사상 첫 결승전 성 대결은 3전 2승제로 진행되면 현재 1국을 진행중이다. 1국에서는 신진서 9단이 흑번 최정 9단이 백번으로 대결을 펼치고 있다.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각자 제한시간 2시간,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상금은 우승 3억 원, 준우승 1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