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탁상훈 기자 | 수출이 다소 회복되고 수입은 크게 줄면서 경상수지가 다섯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9월까지의 경상수지 흑자는 아직 작년의 같은 기간보다 약 35% 적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9월 경상수지는 54억 2000만 달러(약 7조 11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4월(-7억 9000만 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 3000만 달러), 6월(+58억 7000만 달러), 7월(+37억 4000만 달러), 8월(+49억 8000만 달러)에 이어 5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65억 8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57억 5000만 달러)의 약 65% 수준에 불과했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한 나라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상품수지는 74억 2000만 달러로 4월 이후 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수출은 556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4% 감소하며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월 하락폭(-6.3%) 보다 개선된 수치다.
반도체, 화학공업제품, 석유제품은 각각 -14.6%, -7.3%, -6.9%로 여전히 1년 전에 미치지 못했지만 반도체 등의 감소 폭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9.1%로 미국과 EU(유럽연합) 지역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중국, 동남아, 일본이 각각 -17.6%, -7.4%, -2.5%로 수출이 위축됐으나 미국, EU는 +8.5%, +6.5%로 회복세였다.
수입은 482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4.3% 감소해 7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8월(-21.0%)보다는 낙폭을 크게 줄였다. 특히 에너지 수입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20.9% 감소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수입액 감소율은 각각 63.1%, 37.0%, 16.2%에 이르렀다.
반도체, 수송장비,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도 각각 -21.4%, -5.4%, -2.1%로 12.2% 줄었고 곡물, 직접소비재 등 소비재 수입 역시 각각 -30.3%, -8.9%로 역시 9.0%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31억9000만 달러 적자로 1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8월(15억7000만 달러 적자)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2배 가량 늘었다.
여행수지는 9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 달러로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이자소득을 중심으로 15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5개월 연속 흑자다. 전월(14억6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소폭 늘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 악화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품수지가 크게 개선됐다”면서 “4분기에는 상품 수출이 본격화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