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인구감소대책을 수립하느라 분주하다.
고향 고흥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인구감소 문제에 대해 실무자회의와 군민간 토론회가 열린다고 한다.
인구가 증가하지않고 감소한다는 것은 국가나 지자체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
먼저 규모의 경제에서 그 기반이 흔들린다는 것이 가장 큰 우려다.
고흥군같은 경우는 군민이 겨우 6만명을 유지하지만 그 마지노선이 무너지면 군 자체가 없어질 판이다.
군이 없어진다는 것은 행정적인 것이라 생각만큼 걱정할 일은 아니나 군민들간의 주장이나 의견이
우리보다 규모가 큰 쪽에 밀릴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우리가 지키려고 했던 지역문화가 사라질 수 있기에 인구수를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토론회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는지 들어보니 출산장려금에서부터 귀농귀촌인들 지원사업 그리고 청년들을 위한 정책들이 나왔다고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고육지책으로 마련해 인구수를 늘리려고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사실 개인의 영역이라 할 결혼과 출산양육 그리고 근로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어떻게 관여해야 할까?지금까지의 정책들을 돌아보면 혼인과 양육을 하면 지원금이나 장려금을 주는 즉시적,즉물적 지원책이 앞섰다.
물론 손을 놓고 있는 것보다야 백번 천번 낫는 일이지만 몇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인구 감소 해결책으로 목적지향형 계획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의 내면적 변화를 파악하고 그것을 사회의 변화와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적 합의와 국가적 정책이 수반되어야 하고 강자독식과 무한경쟁 사회에서는 쉽지않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심정으로 모두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또 하나는 공장형 기업유치에만 관심을 쏟을게 아니라 굴뚝이 없는 IT 기업이나 1인 미디어 기업,웹툰작가,예술인 등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개인의 창작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문화를 찾는 이들을 끌어와야 한다.
우리나라 인터넷 공룡 '다음'은 본사를 제주도로 옮겨 직원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여 업무 효율을 최대한 이끌어 내고 있다.
지금은 컴퓨터만 있으면 운영이 가능한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우리는 이걸 놓쳐서는 안된다.
우리 고흥군은 제주도가 갖지 못한 잇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농수산물과 임산물까지 청정한 곳에서 생산되고 섬이라는 고립성을 언제든 탈피하는 곳이다.
이런 기본적인 조건으로도 앞서 말한 기업유치를 하는데 큰 장점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다 날씨와 인정까지 따뜻하다.
다음으로는 앵무새처럼 말하는 것이지만 고흥군청에 소속된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해서 고흥에 정착해야 한다.
지금 고흥군에 소속된 공무원중 상당수는 고흥을 떠나 외지에 집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곳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2022년 까지 귀농귀촌인 2000호 달성이라는 목표는 허상이자 영원히 이룰 수 없는 사상누각일 뿐이다.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내부 문제는 혁파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혁신을 주창하는 것은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고흥군의 자랑중 하나는 고흥으로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여러 지자체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군이라고 하지만 문제는 몇 년 사이에 귀농귀촌에 실패하고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유입되는 인구도 중요하지만 나가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귀농귀촌 가구수는 무의미하다.
즉 숫자놀음으로 현혹하지말고 정착한 이와 떠난사람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지역적 텃새를 뿌리뽑아야 한다.
귀농귀촌 하는 분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중 하나는 바로 지역토착민들의 텃새다.
외지인들을 처음부터 마음열고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라지만 그 간극을 좁히는 것은 관에서 해야할 일이다.
서로간의 인적,물적,감정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가교역활을 적극적으로 해야한다.
아울러 선거 때마다 내편과 남의편으로 갈라치기하는 못된 지역정서를 하루속히 없애야 한다.
피아구분을 못하면 편히 살 수 없는 고흥특유의 더럽고 아니꼬운 현실은 고향이 고흥인 나에게도 귀촌이 망설여지는 이유중 하나다.
(점심시간 올림픽공원을 산책하면서 드는 단상. 인구감소에 대한 고흥군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