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그리울 때가 있다
/ 정미숙
살다 보면 그런 날 있지 않은가
문득 떠나고 싶고 문득 만나고 싶은,
가슴에 피어오르는 사연 하나
숨 죽여 누르며 태연한 척
그렇게 침묵하던 날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고독이 밀려와 사람의 향기가 몹시 그리운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차 한 잔 나누며 외로운 가슴을 채워 줄
향기 가득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바람이 대지를 흔들어 깨우고
나뭇가지에 살포시 입맞춤하는
그 계절에 몹시도 그리운,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살다 보면
가끔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정미숙 시인은 전남 고흥출신으로 ‘시인정신’을 통해 등단했다.
2000년 개인 첫 시집‘이카루스의 날개’를 출간했으며
‘이카루스 정미숙’시화전을 현대 아트갤러리에서 열었다.
초당대학교에 출강한바 있으며, 현재 지역 방직공장에서 근무하고
지난 2018년 11월 치열한 노동자의 삶을 잔잔히 녹여낸 ‘등에 핀 꽃’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