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로치데일에서 시작한 협동조합의 역사

  • 등록 2019.02.12 08: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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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박 용 삼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운영하는 경제단체이다. 조합원의 출자금을 통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이 다시 조합원에게 배당된다. 조합원에게는 출자액의 다소에 관계없이 1인 1표의 평등한 의결권이 주어져 민주적으로 운영된다.

 

협동조합의 운영이 왜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는 협동조합의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역사상 최초의 협동조합은 영국의 로치데일에서 설립되었다.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세계적인 경제강국으로 성장했는데, 방직산업을 주요산업으로 삼고 있었다.

 

당시 방직산업은 식민지로부터 값싼 면화를 들여와 면직물을 생산하여 되파는 구조로 이윤을 창출하고 있었다. 사업주는 면직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 공장 노동자들을 착취했다.

때문에 19세기 영국의 공장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극도로 열악했다. 하루 17시간의 노동을 해야 했고, 임금이 낮았기 때문에 아이가 8살만 되면 공장에서 일을 시켜야 했다. 중노동에 시달리던 공장 노동자들의 평균수명은 15세에 불과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하지만 노동환경의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영국에서는 노동자에게 선거권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여 만든 것이 협동조합이었다. 로치데일의 노동자 28명이 1인당 1파운드씩 출자금을 모아 식료품 가게를 설립한다는 목표 하에 1844년 10월 ‘로치데일 공정 선구자 조합’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이다.

 

1인당 1파운드도 노동자에게는 큰돈이었기 때문에 매주 2펜스씩 모아 1년간 1파운드를 모아 28파운드를 출자하여 이듬해 조합에서 운영하는 식료품 가게가 문을 열었다. 조합은 이 가게를 통해 필수품을 자급자족할 수 있었고, 이윤은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조합운영 또한 전 조합원에게 1인1표의 선거권을 인정하여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식료품 가게에서 창출한 이윤이 증대되자, 경작지를 구입하고 여기에서 수확한 농작물로 더 큰 이윤을 창출했다. 이를 통해 밀가루 공장을 설립하는 등 규모가 날로 커져갔다. 조합원의 숫자도 처음 28명으로 시작했지만, 불과 16년 뒤인 1860년에는 3400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현재에는 70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지닌 세계 최대 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 이후로 본격적으로 협동조합이 활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특히 농업협동조합의 통합과, 수산업협동조합의 개편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각 중앙협동조합의 산하조합이 6,000개를 넘어섰고, 조합원의 숫자도 중복가입자를 포함하여 약 1,700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와 더불어 내부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도 눈에 띄는데, 대표적으로 조합의 대표인 조합장 선출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여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는 전국동시선거를 통해 조합장을 선출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개표과정을 관리하는 한편 기부행위 등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예방·단속 활동을 전개하여 조합장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오는 3월 13일은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선거일이다. 투표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지역경제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인만큼 모든 조합원들이 관심을 갖고 투표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조합원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서 조합의 미래를 책임질 올바른 조합장이 선출되기를 기원해본다.

 

                                                                          

윤진성기동취재본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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