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성군은 요즘 주민 숙원사업이 표류하는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린다. 정부 예산 삭감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군 안팎의 현실을 보면 한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돈이 없는 게 아니다. 그 많던 예산이 어디로 새는지, 그 길목에 누가 서 있는지를 곡성군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언론이 연일 보도하듯, 군 의원과 전·현직 군수가 얽힌 비리 의혹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담당 공무원들도 자유로울수 없을것이다.
군 사업을 독식하는 특정 건설업자는 이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든 지 오래고, 관급 자재는지역 업체는 철저히 배제돼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이런 구조에서 지방경제 활성화를 말하는 건 코미디다.
정작 곡성의 예산은 지역 발전보다 ‘누군가의 배를 불리는 데’ 더 충실히 쓰이고 있다.
더 기가 막힌 건, 군민에게 직접적인 도움은커녕 필요성조차 불분명한 사업들에 수백억 원이 투자된다는 점이다. 합리적 분석보다는 누가 이익을 챙길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되고 있다. 이쯤 되면 행정이 아니라 이권 나눠먹기판이다. 예산이 아니라 양심이 바닥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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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이 진짜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은 예산이 줄었다는 것이 아니다. 도덕과 책임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정부를 향해 예산타령 하기 전에, 군청 내부에 꽂힌 부패의 칼날부터 뽑아야 한다. 군민의 세금은 몇몇의 쌈짓돈이 아니다. 그 돈이 흘러가는 곳은 곡성의 미래다. 지금 이대로라면, 곡성군의 미래는 이미 도둑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