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역후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한 형님에게

  • 등록 2020.10.30 08: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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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노무사 이희원 (수원시비정규직복지센터장)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그렇듯 날씨도 어느 날 갑자기 다가와서 다른 어느 날 다시 경고도 없이 훅 가버리네요. 선선한 가을인가 싶더니 이제 밤에는 보일러를 좀 켜놓아야 몸의 긴장이 풀리는 날씨가 됐습니다.

 

저희가 만난 게 테니스장에서 처음 만난 이후 형님과 제가 이제 십년지기가 되었군요. 처음 만났던 것이 형님의 전역 즈음이라고 기억해봅니다. 지금도 분명히 기억하는 건 그때만 해도 형님은 20년 이상을 군 생활을 하시면서 틀이 남아있었다는 겁니다. 오랜 기간 지휘와 명령 체계에 익숙하게 지내오셨으니 너무나도 당연하겠지요. 각진 몸과 분명한 태도, 그리고 선후배간의 질서를 강조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서양의 명화(名畫)에서 나오는 성인(聖人)들의 아우라처럼 군인으로서의 아우라가 비쳐졌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평소 자유로운 영혼을 자랑하는 저를 매우 신기해하셨지요. 그런데 전역 후 형님도 사회생활을 하시면서 지금은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시지 않게 되신 것 같습니다. 저 말고도 지휘와 명령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아시게 되었던 것 때문일까요?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군의 제1의 원칙이라면, 일반 회사나 우리가 처음 만났던 동호회에서는 대화와 타협이 더 중요한 것을 체득하셨기 때문은 아닐까 감히 추측해봅니다.

 

형님이 이전 직장에서 직원들이 말을 참 안듣는다고 골머리를 썩이면서 저와 상담을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원래 사람들은 말을 잘 안듣는 건데 군생활하시면서 말 잘 듣는 사람들하고만 지내와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형님이 규모는 큰데 처우는 그닥 좋지 않았던 회사들을 거쳐 지금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괜찮은 일자리에서 일을 하시는 것도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정년까지 제 몸을 의탁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는게 요즘처럼 불안한 시대에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요? 전역하신 군인들 대부분이 꿈꾸는 것 일텐데 형님이 그렇게 되었다니 참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그동안 전역 후 여러 직장을 거치면서 쌓아온 경험이 중요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역 후 여러 시행착오를 극복해나가면서 꾸준하게 경력을 개발해오신게 지금의 위치를 만드신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함께 운동하며 형님과 맺은 인연 앞으로 쭉 함께 하고 싶습니다.

 

윤진성기동취재본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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