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늘도 생명(生命)의 문(門)은 안전(安全)할까?

  • 등록 2021.05.14 07: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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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소방서장 조제춘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년(2018~2020)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 1,019명의 사망 전 상태를 분석한 결과 약 9%인 92명이 ‘출구잠김’상태에서 사망했으며, 약 1.7%인 18명이 ‘출구장애물’상태로 사망했다.

     

 통계로 알 수 있듯이 화재현장에서 외부로 탈출을 눈앞에 둔 채 비상구가 폐쇄되거나 물건적치 등으로 출입문를 이용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람이 총 화재사망자의 10%이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화재 등 재난상황 발생 시 생명보호를 위하여 설치한 비상구가 관리 소홀이나 무관심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이유로 소방서에서는 판매시설·숙박시설·문화집회시설·위락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비상구 관리실태와 불법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점검 인력의 한계로 계속 증가하는 건축물을 모두 점검하고 감독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각 소방서에서는 우리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비상구를 폐쇄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소방서에 신고를 하면 소방서에 시정명령 등 조치를 취하는 “신고포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불법행위로는 ▲소방시설의 유지관리 부실·폐쇄 및 차단 ▲건축물의 복도, 계단, 출입구를 폐쇄·훼손 및 장애물 설치 ▲방화문의 기능에 지장을 주는 행위 등이 있으며, 신고방법은 방문, 우편, 팩스, 안전신문고로 가능하다.

     

 한편 긴급한 상황에서의 피난을 위해 설치한 다중이용업소 ‘발코니형 비상구’에서 2006년 이후 8간의 추락사고와 16명(사망 3, 부상 13)의 사상자가 발생하여 지속적인 추락방지 안전대책을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또한 다중이용업소 폐업 후 비상구 발코니를 철거하지 않고 방치해 유사한 추락사고가 근래에 발생해 2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기존 사고는 이용객의 부주의(음주 등)로 발생했으나 최근  추락사고는 발코니의 노후·부식 등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고 있어 폐업 후에는 철거나 사용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

     

 고흥 병원화재와 시흥 상가추락사고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각종 사고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우리 소방서의 점검이나 감독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건축물 소유자나 영업주가 인명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의식 제고와 화재피난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여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윤진성기동취재본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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