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가족이라는 간판 뒤에 숨은 사기, 더 이상 용납돼선 안 된다

 

전남투데이 최영남 기자 | "누구의 부모입니다.", "누구의 형제입니다.", "가족이니까 믿어도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악용되는 사기의 출발점이다.

 

이번 가수 장 모 씨의 모친이 투자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는 소식은 단순한 연예 뉴스가 아니다. 유명인의 이름과 신뢰를 빌려 돈을 가로채는 범죄가 얼마나 교묘하고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작 손해를 입는 사람들은 연예인이 아니라 그 가족을 믿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정작 연예인 본인은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대중의 시선 속에서 또 한 번 상처를 떠안는다.

 

연예인의 이름은 결코 투자보증서가 아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이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고, 투자금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 단순한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는다.

 

"장윤정 어머니니까.", "유명 연예인 가족이니까.", "설마 거짓말을 하겠느냐." 이런 심리를 노리는 순간, 사기는 이미 절반 이상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유형의 범죄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명 배우, 가수, 스포츠 스타의 부모나 형제, 친척을 내세운 투자사기와 금전사기는 수없이 반복돼 왔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가족은 연예인의 이름을 이용하고, 피해자는 유명인의 이미지를 믿는다.

 

결국 유명인의 명성은 범죄의 도구로 전락한다. 연예인은 평생 쌓아온 신뢰를 하루아침에 의심받고, 피해자는 평생 모은 돈을 잃는다. 반면 사기범은 유명인의 후광을 이용해 쉽게 신뢰를 얻는다. 이 얼마나 비열한 범죄인가?

 

더 이상 “가족이 한 일”이라는 변명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사기 범죄는 신뢰를 훔치는 범죄다. 특히 유명인의 사회적 신뢰를 이용한 사기는 피해자의 재산뿐 아니라 유명인의 명예까지 함께 훼손하는 이중 범죄다.

 

이번 사건 역시 장윤정 씨 측은 오래전부터 모친과 연락을 끊었고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도 대중은 사건 제목에서 먼저 ‘장윤정’이라는 이름을 접하게 된다. 결국 범죄와 무관한 사람까지 사회적 손해를 입는 셈이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엄중한 처벌은 물론, 투자자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누구의 가족인지가 아니라 무엇을 증명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정식 계약이 있는지, 사업의 실체가 있는지, 투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확인하는 것이 상식이다. “연예인 가족”이라는 말 한마디에 수천만 원, 수억 원을 맡기는 순간 사기범은 가장 손쉬운 먹잇감을 발견하게 된다.

 

가족은 명함이 될 수 있어도 신용보증인은 될 수 없다. 연예인의 이름을 팔아 돈을 모으는 행위는 결국 타인의 명성과 신뢰를 훔쳐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파렴치한 범죄다.

 

유명인의 이름은 사기의 미끼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이제는 “누구의 가족”이 아니라 “무엇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기준으로 신뢰를 판단하는 성숙한 금융문화와 시민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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