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최영남 기자 |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만든 제도다. 지역 안에서 돈이 돌고, 소상공인이 숨을 쉬며, 군민의 소비가 다시 지역경제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본래 목적이다. 세금으로 지급되는 정책성 지원금 역시 어려운 군민을 돕기 위한 공공의 자산이다.
그러나 진도에서 불거진 2,030만 원 규모의 상품권 유통 의혹은 지역화폐 제도의 허점과 함께 '측근정치'가 공공정책을 얼마나 쉽게 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비쳐지고 있다.
개인당 최대 60만 원만 지급되는 상품권이 어떻게 한 사람에게 수천만 원 규모로 모일 수 있었는가?
군민들이 묻는 것은 돈의 액수가 아니다.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는가? 하는 점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상품권 현금화를 시도한 인물이 선거 캠프와 관련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특정 공직자와 이번 의혹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고, 관련 당사자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고 객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억측은 배제해야 하지만, 의혹 또한 성역 없이 규명해야 한다.
이번 사건이 던지는 가장 큰 경고는 제도의 허점이다. 지역화폐는 선량한 군민에게는 사용처와 한도가 엄격하게 적용되지만, 만약 권력이나 인맥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여러 사람의 상품권을 모아 할인 이익을 얻거나 현금화까지 시도할 수 있다면 제도는 이미 공정성을 잃는다. 정책은 약자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결과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간다면 그것은 복지가 아니라 특권이다.
더 큰 문제는 '측근정치'다. 공직자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공공정책의 빈틈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는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군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책을 사유화하는 것이며, 행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물론 이러한 의혹은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어야 한다. 만약 위법 행위가 있었다면 누구든 법 앞에 예외가 없어야 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그 또한 명확히 밝혀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권력자의 현금화 수단이 아니라 군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
진도 경찰은 상품권의 최초 배부부터 최종 현금화까지 유통 경로와 전달 과정, 실제 소유관계를 한 점의 의문도 남기지 말고 밝혀야 한다. 행정 역시 지급 과정과 사후관리 체계를 전면 점검해 같은 의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군민들이 잃어버린 것은 2,030만 원의 상품권이 아니다. 행정을 믿을 수 있다는 신뢰다. 그리고 그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정치적 방어도, 측근 감싸기도 아니다. 오직 성역 없는 수사와 엄정한 책임 규명뿐이다.
특히 지역화폐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이어야 한다. 결코 권력 주변을 살찌우는 '사금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