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심사위원, 누가 선정했나?”…땅끝 해남 전국국악대회 공정성 논란 확산

지역 대통령상 수상 국악인은 배제하고 외부 인사 중심 구성…“선정 기준부터 공개하라” 아우성
이번 대회 참가자 접수는 전남 국악협회장 아들이…참가자·국악계 의문 증폭
지난 2023년 이후 대통령상 수상자 둘러싼 논란까지 재점화…“심사 시스템 전면 공개해야”

 

전남투데이 최영남 기자 | 제35회 땅끝 해남 전국국악 경연대회를 둘러싸고 심사위원 선정 과정과 심사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지역 국악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국악인들이 있음에도 이들을 심사위원으로 참여시키지 않고 외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심사위원을 선정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전국 규모의 경연대회에서 객관성과 심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방식이다.

 

문제는 외부 인사를 선정했다면 그 선정 기준과 절차가 공개돼야 한다는 점이다. 대통령상이 걸린 전국 규모의 국악대회라면 더욱 그렇다.

 

 

“대통령상인데 심사위원 선정은 깜깜이?”

 

이번 논란의 핵심은 간단하다.

누가 심사위원을 추천했는가?

누가 최종 결정했는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가?

심사위원들의 전문성과 독립성은 어떻게 검증했는가?

이 질문에 주최·주관 해남 국악협회측이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히 전남 국악협회장과 해남 국악협회 지부장이 심사위원 선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국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약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선정했다면 이를 공개하면 된다. 반대로 특정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면 누가 어떤 절차를 통해 최종 심사위원을 확정했는지 설명하면 된다. 공정한 절차였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역 대통령상 수상자는 왜 빠졌나? 또 하나의 의문은 지역 국악인들의 참여 문제다. 해남 지역에는 전국 규모의 국악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진 국악인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들을 심사위원으로 반드시 참여시켜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왜 지역의 대표적인 국악인들을 배제하고 외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심사위원을 구성한 이유가 심사의 객관성과 독립성 때문이라면 그렇게 밝히면 된다. 지역 심사위원을 배제한 것이 이해관계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면 그 기준 역시 공개하면 된다. 하지만 아무런 설명 없이 결과만 내놓는다면 참가자와 전국의 국악인들 입장에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심사위원 선정에도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에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상은 단순한 상장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 대회에는 ‘대통령상’이라는 최고상이 걸려 있다. 대통령상은 단순한 행사 기념품이 아니다. 수상자의 국악인으로서 경력과 명예, 향후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경력이다.

 

전국에서 참가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땅끝 해남까지 찾아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참가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 하나다.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믿음이 무너지면 아무리 훌륭한 공연장을 만들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전국대회의 권위는 유지되기 어렵다.

 

지난 2023년 이후 수상자 논란도 들여다봐야

 

이번 논란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2023년 이후 대통령상 수상자를 둘러싸고 일부 국악계에서 수상자의 기량과 심사 결과에 대한 의문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특정 수상자의 실력이나 심사 결과가 부당했다고 현재 단계에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것이 객관적인 검증과 공개다. 심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심사 기준과 심사위원 구성, 평가 절차를 공개해 논란을 해소하면 된다. 공정한 심사는 공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제는 ‘협회 행사’가 아니라 ‘전국대회’답게 운영해야

 

제35회 땅끝 해남 전국국악 경연대회가 정말 전국대회를 표방한다면 이제는 운영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 심사위원 추천 과정

▲ 심사위원 최종 선정권자

▲ 심사위원 선정 기준

▲ 심사위원별 전문 분야

▲ 참가자와 심사위원 간 이해관계 여부

▲ 대통령상 심사 기준과 배점

▲ 심사 결과 및 평가 방식 등을 참가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앞으로는 심사위원 선정 과정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대통령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권위를 유지하려면 상의 권위보다 먼저 심사의 권위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상은 누구의 전리품도 아니다”

 

대통령상은 특정 협회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상도, 특정 인맥의 전유물도 아니다. 전국의 국악인들이 자신의 기량과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자리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준 사람에게 돌아가야 할 상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누가 누구를 아느냐?”가 아니라 “누가 가장 잘했느냐”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심사위원 역시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심사해야 한다. 이번 논란을 단순히 일부 국악인들의 불만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심사위원 선정부터 심사 결과까지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땅끝 해남 전국국악대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선정 과정에 대한 설명을 외면한다면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상을 내걸었다면 대통령상에 걸맞은 심사를 해야 한다. 전국대회를 열었다면 전국 국악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거창하지 않다. “심사위원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가?” 이 질문에 공개적으로 답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대회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해명과 함께, 필요하다면 관계기관 역시 심사위원 선정 및 심사 절차가 관련 규정과 대회 운영 취지에 맞게 진행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땅끝 해남의 이름을 걸고 전국 국악인들을 불러 모은 대회라면 이제 ‘누구에게 대통령상을 줄 것인가?’보다 ‘어떻게 공정하게 대통령상을 선정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대통령상의 권위는 상장에 적힌 글자가 아니라 공정한 심사에서 만들어진다.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