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의원, 장관도 하고, 의원도 하겠다는 것인가?

 

전남투데이 최영남 기자 | 공직은 두 자리를 동시에 차지하는 특권이 아니다. 장관이 되려면 장관의 책임에 전념해야 한다.

 

용혜인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축하할 일일 수도 있다. 젊은 정치인에게 국정 운영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작부터 이상하다. 용혜인 의원은 장관이 되더라도 현재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묻지 않을 수 없다.

“장관도 하고, 의원도 하겠다는 것인가?”

 

법적으로 겸직이 가능하다는 말은 들린다. 하지만 국민이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법 조항의 빈틈만이 아니다.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더구나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개인의 사적 재산이 아니다. 정당과 국민의 선택을 통해 국회에 들어간 공적 자리다. 장관으로 입각한다면 그 자리를 후순위 후보에게 넘겨 국회의 의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정치적 관례였다. 실제 과거에도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에 입각하면서 의원직을 사퇴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용 의원은 다르다. 이유는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이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설명에는 일리가 있을 수 있다. 소수정당의 생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거대정당 중심의 정치구조에서 작은 정당이 살아남기 얼마나 어려운지도 정치권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물어야 한다. 소수정당의 존립을 위해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개인이 계속 보유해야 하는가?

 

정당의 존립과 국회의원의 공직 수행은 별개의 문제다. 정당이 어려우면 정당이 그 어려움을 감당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장관이라는 새로운 공직을 맡은 당사자가 자신의 의원직을 붙잡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더욱이 장관은 한 정당의 대표가 아니다.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의 국무위원이다.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보다 국가와 국민 전체를 우선해야 하는 자리다. 그렇다면 장관 후보자에게 필요한 첫 번째 자세는 무엇인가?

 

자리를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맡은 자리 하나에 얼마나 책임 있게 전념하느냐가 아니겠는가?

 

장관과 국회의원 두 자리를 동시에 유지하면서 어느 한쪽에도 이해충돌이나 직무상 부담이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국회의원으로서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사람이 동시에 정부의 일원인 장관이 된다. 물론 법은 이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서 법의 최소 선을 지키는 것과 국민이 기대하는 공직윤리의 기준을 지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정치는 늘 법보다 높은 기준을 요구받아왔다. 특히 용혜인 의원이 평소 기득권과 특권의 문제를 비판해온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자신이 비판해왔던 기득권 정치와 자신의 선택이 무엇이 다른지 설명해야 할 때다.

 

국민에게는 이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 “장관이라는 새로운 기회도 잡고, 국회의원이라는 기존 자리도 놓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

 

더구나 비례대표 의원직은 임기 동안 개인이 소유하는 자리가 아니다. 국민의 대표로서 맡겨진 공적 책무다. 그렇다면 장관으로서 국정에 전념할 것인지,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오히려 명확해야 한다.

 

둘 다 가질 수 있다고 해서 둘 다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가 국민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자리를 하나 더 얻는 정치보다, 필요한 순간 자리를 내려놓는 정치가 국민에게 더 큰 신뢰를 준다.

 

용혜인 의원이 진정으로 소수정당의 정치적 생존을 걱정한다면, 그 해법을 자신의 의원직 유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정치제도 개선과 소수정당의 권리 보장에서 찾아야 한다.

 

국회의원 한 사람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정당의 존립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것부터 대한민국의 정치제도가 얼마나 허술한지 되돌아봐야 한다.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의원직까지 움켜쥐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장관은 장관답게,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답게 해야 한다. 국민은 두 개의 명함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한 자리라도 제대로 책임지는 공직자를 원한다.

 

용혜인 의원에게 묻는다. 장관을 하겠다는 것인가?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것인가? 둘 다 할 수 있다는 법적 논리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장관이 되겠다면 국정에 전념하라. 국회의원직을 지키겠다면 장관직을 다시 생각하라.

 

공직은 많이 가질수록 명예로운 것이 아니다. 하나를 맡더라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다.

 

지금 용혜인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두 자리를 모두 지키는 정치적 기술이 아니다. 하나를 내려놓을 줄 아는 정치적 결단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택이 소수정당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지키기 위한 선택인지. 결국 답해야 할 사람은 용혜인 의원 자신이다.

 

장관도 하고, 의원도 하겠다는 것인가?

이 질문에 당당하게 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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