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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흥에는 참어른이 없다

재경 전남 고흥군 풍양면 향우


 


얼마전 고흥을 다녀온 지인이 내게 전해준 얘기는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고흥군 관내에 군의회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는데차마 입에 담지못할 내용도 있었고 고흥군 출신으로 이런지경에 이른 것이 부끄럽다고도 했다.

 

내용인즉은 민선 7기를 이끄는 송귀근 군수와 군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추경예산문제로 힘을 과시하며 군정을 발목잡기 했다는 것이다.

 

분위기로 보아하니 고흥군의회가 군민들로부터 심각한 후폭풍에 시달리는 형국인 것 같아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니 새로이 군정을 이끌어가는 군수입장에서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기위해 예산통과를 원했고 의회는 민선6기 시절 집행한 사업을 집행함과 동시에 차제에 새로운 사업예산을 말하자는 두 입장이 팽팽히 맞서있었다.

 

갈등이 생겼을 때는 차분하게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고 판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이미 고흥군민들간 갈등의 골은 극을 치닫고 있다.

 

군정을 책임지는 집행부의 입장에서는 예산을 통과시켜주지 않는 의회가 못내 섭섭했을 것이고 또 의회 입장에서는 추경예산에 관한 충분한 검토와 협의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가 끝까지 원안을 고수해 파행에 이르게 되었는데 지금의 책임을 군의회가 몽땅 뒤집어 쓴듯 하다는 내심 볼멘소리를 낸다.

 

어떤 사회나 조직은 항상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이 때 그 조직의 리더쉽이 드러난다. 그걸 밖으로 드러내고 싸우는 리더가 있고
끝까지 대화하고 포용하면서 원리원칙에 입각해 조율하는 리더가 있다.

 

군 전체에 의회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려서 좋을 게 무언가?귀농귀촌을 독려하는 정책을 펴면서 정작 귀농귀촌하려는 사람들이 이런 현수막을 본다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될까?
비단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고흥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인.의.예.지를 숭상한다는 고흥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가?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군수는 고흥군민들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현수막을 걸지못하도록 부탁했어야 한다.

 

전임자가 가장 부족했던 덕목인 소통과 갈등을 치유하겠다고 선거의 변을 말하고 '군민 하나 되기'운동을 펼치면서 이런 행위하나 막지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설사 의회가 100%로 잘못했다


 가정하더라도 군민이 군민을 대변하기위해 뽑아준 의원들이므로 당연히 모든 문제는 의회에서 해결해야 한다.

 

옛말에 "잘되는 집안은 싸움을 하더라도 싸우는 소리가 담장밖으로 나가지 않는 법이다"라는 말이 있다.

산도 골이 깊으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우리는 이럴 때 갈등을 봉합해줄 수 있는 충언과 직언을 서슴없이 해줄 수 있는 참어른을 원하나 고흥에는 그런 어른이 없는 것 같아 비록 보잘것 없는 장삼이사의 헛소리지만 한마디 할까한다.

 

한나라 왕 유방과 초나라 왕은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능력에 차이가 있었다.
유방은 한마디로 질이 떨어지는 사람이었고 항우는 귀족집 자손에다 용병술이 뛰어나 전쟁에서 백전백승을 기록한 영웅중에 영웅이었으나 결국 중국을 통일 한 것은 보잘 것 없는 '유방'이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이 한가지다.

한나라 왕 유방은 "여하(如何)"즉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가?"라고 경청하는자세를 취했기에 천하를 얻었고 초나라 왕 항우는 "하여(何如)" 즉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답하라"라는 자세를 견지했기에 천하를 잃은 것이다.

 

고흥군의 병폐인 군민들간의 갈등을 증폭할 수 있는 이런 일련의 행위는 두 번 다시는 없어야 한다.

 

각자가 주장하는 것을 관철시켰더라도 서로에게 상처뿐인 싸움이고 누워서 침뱉기다.

선거가 끝났으면 상대방에 서 있던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경청하고 포용해야 한다.


입맛에 맞는 말만 듣고자 하면 근간을 제대로 세울 수 없고 전임자의 전철을 밟는 우를 범할 것이다.

 

다행히 군의회와 송귀근 군수님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군민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하니
이제부터 군민만을 바라보는 집행부와 군의회가 되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민선7기 고흥군정이 전국에서 제일가는 지자체로 자리매김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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