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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초 독주’에 제동 건 상대초 강나영 감독

 

전남투데이 이일우 기자 | 포항 상대초를 이끌고 있는 강나영 감독은 올해 3관왕에 오른 진주 남강초를 꺾고 우승하자 감격의 눈물을 삼켰다.


상대초는 20일 화천 사내A구장에서 열린 2022 추계여자축구연맹전 초등부 결승전에서 손서현의 결승골에 힘입어 남강초에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5월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상대초는 추계연맹전 우승까지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2019년 부임한 강 감독에게는 뜻깊은 한해였다. 올해 멤버는 자신이 부임하던 해에 3학년이던 선수들을 조련한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라 남달랐다. 강 감독은 “올해 6학년 선수들은 내가 감독으로 부임하고 3학년 때부터 키워 온 선수들이다. 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치르는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고 아이들에게 고맙다. 중학교에 가서 더 좋은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남강초를 꺾고 차지한 우승이라 기쁨은 두 배다. 남강초는 올해 한국여자축구연맹이 개최하는 4개 대회(춘계연맹전, 여왕기, 선수권대회, 추계연맹전) 중 3개 대회를 싹쓸이했다. 더군다나 상대초는 지난 7월 열린 여왕기 대회 결승전에서 남강초를 만나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승리로 상대초는 여왕기 결승전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남강초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강호를 상대로 역습을 노린 강 감독의 전략이 통했다. 전반전 밀집 수비를 통해 남강초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한 상대초는 후반전 단 한 번의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16분 페널티박스 바깥쪽 오른편에서 김하율의 패스를 받은 손서현이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이 득점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강 감독은 “득점 장면에 앞서 전반전에 좋은 수비를 했기 때문에 좋은 공격으로도 연결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하프타임에 ‘좀 더 열심히 하자.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지를 북돋웠는데 덕분에 후반전 득점이 나올 수 있던 것 같다. 특히 (노)나경이가 남강초 공격수 이소미 선수를 잘 마크한 것이 주효했다”며 칭찬했다.


상대초의 우승에는 숨은 조력자도 있었다. 강 감독은 “한양여대와 수원FC 등에서 선수로 뛸 때 (지)소연, (임)선주, (정)영아와 함께 뛰었는데, 결승을 앞두고 이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지)소연이 같은 경우는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축구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어 여자 유소년 선수들에도 관심이 많다. 이번 창녕 여자축구선수권에서도 우리 팀 숙소를 찾아와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선주 역시 아이들을 위한 축구 관련 용품을 보내주고, (정)영아도 이번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고 학교 방문을 약속했다”며 선수 생활을 함께했던 동료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강 감독은 “실업팀까지 선수 생활을 하다가 스물네 살이란 이른 나이에 은퇴했는데, 이렇게 우승할 때마다 지도자로서의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앞으로도 지도자로 활동하며 좋은 선수들을 많이 육성하고 싶다”며 “동계훈련 기간 동안 팀을 잘 정비해서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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