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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오로지 돈” 떠나는 벤투 작심발언

“선수들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 스폰서”
“대표팀이 한국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전남투데이 전호남 기자 |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직전까지 일부 선수들이 FA컵, K리그 등을 치르느라 소속팀에서 혹사 수준으로 경기를 뛴 것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었다.


벤투 감독은 이미 지난 9월 한국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작심 발언은 한국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다음에 나온 것이기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벤투 감독은 김진수(30·전북현대)의 몸 상태와 관련해 “좋지 않다. “FA컵에서 30분경 부상을 당하고도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월드컵을 잃을 수도 있는 큰 리스크를 가지고 경기에 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문환(27·전북)도 마찬가지다. K리그 막판에 많은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수는 K리그 31경기와 FA컵 4경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경기에 나섰고, 김문환은 리그 28경기, FA컵 5경기, ACL 6경기에 각각 출전했다. 여기에 A대표팀과 동아시안컵 등 대표팀 경기에도 끊임없이 부름을 받았다.


월드컵 출전이 기정사실인 이들은 시즌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김진수는 부상으로 대표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김진수의 부상의 원인으로 소속팀에서 당한 혹사를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비단 이들뿐만 아니라 벤투 감독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나 FA컵 등 3일 간격으로 열린 시즌 막판 K리그·FA컵 일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사실 선수들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 스폰서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제 의견은 대표팀이 한국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8월에도 그런 걸 볼 수 있었다”며 “그 외에도 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길 원하는 것 같은데, 팀도 그렇고 선수도 그렇고 올바른 방식으로 도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2년 만에 한국 축구를 월드컵 16강으로 이끌고도 벤투 감독은 4년 4개월 만에 한국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벤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인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4년 넘게 팀을 이끌어오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태극전사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감사함을 전하며 앞날을 응원했다.


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4년 동안 감사하다는 인사로는 부족할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님은 항상 선수들을 보호해주고 생각해주셨다. 


감독님이 오시고서 주장을 맡았는데,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감독님의 앞날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인범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아쉬워했다. 황인범은 “감독님은 내게 정말 감사한 분이다. 많은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하다”라며 감독님으로 인해 제가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공격수 조규성(전북)도 “감독님이 선수들과 한 명씩 악수하실 때 나도 눈물이 나왔다. 정말 슬펐다”며 “감독님과 코치진이 없었다면 내가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인사했다. 풀백 김진수는 “한국 축구를 위해서라면 한 분이 이렇게 길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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