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있는 건물의 비상구는 안전합니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과 유독가스 속에서의 숨막힘은 혼자라는 고립감과 두려움으로 패닉(Panic)현상을 주어 이성적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피난구유도등과 비상구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된다.


비상구는 화재나 지진 등 갑작스런 사고가 일어날 때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한 출입구를 뜻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특별히 가르침을 받지 않더라도 비상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비상구의 크기는 보통 가로75cm×세로150cm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성인 1명이 빠져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크기이다.


또한 비상구의 문은 항시 안에서 밖으로 열리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평소 잘 당겨서 열었던 문도 패닉상태에 빠지면 평소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문을 밀고 나가려고만 하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상구는 실제 화재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 화재현장은 가시거리 단축으로 앞을 보기가 더욱 힘들고, 방향감각 역시 상실하게 되어 자주 다니던 공간도 낯선 장소가 되기 마련이다. 이런 때에 피난구유도등과 비상구표시등을 발견한다면 말 그대로 ‘생명의 통로’를 발견한 기쁨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비상구 통로에 물품을 쌓아 놓거나, 혹은 잠가두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기껏 화마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비상구를 발견하여 탈출하려는데 문이 잠겨있다면 그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이에 소방은 민간인이 주체가 되어 자율안전관리를 실천하고 건물 관계자의 비상구 확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비상구 폐쇄 등 소방시설에 대한 불법행위 신고 포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신고포상제 대상이 되는 불법행위는 ▲복도, 계단, 출입구를 폐쇄·훼손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해 피난에 지장을 주는 행위 ▲방화구획용 방화문을 폐쇄·훼손하거나 주변에 장애물을 설치해 기능에 지장을 주는 행위 ▲소방시설의 수신반 등 전원 차단·고장상태 방치 및 임의로 자동 동작을 불가능하도록 조작하는 행위 등이다.


화마는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다. 비상구 상태 확인, 소방시설 위치 파악 등 사소하지만 안전한 습관들이 우리 모두의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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