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호 품바
서울에서 일천리길 남족끝을 가다보면
지붕없는 미술관인 고흥군이 있는디요
고흥하면 거서기가 겁나게도 좋아부요.
고흥10경 8품 9미 눈도입도 호강하고
왕년에나 시방이나 천하장사 호국충신
욕심없고 사람좋아 조선천지 명당이요.
고흥지나 녹동방향 이십리쯤 가다보면
우측에는 방삿골에 좌측에는 신평마을
인심좋고 살기좋은 공호부락 있당께요.
지금이야 짠하게도 하네할매 뿐이지만
수십여년 전만해도 공호사람 쌀모치라
똘똘뭉친 단결심에 타동네선 부러했지.
그당시엔 육십여호 삼백여명 북적이다
이런핑계 저런이유 니나없이 마을뜨니
시방에는 이십여호 노인끼리 외로워라.
젊은이들 없어지니 애기울음 그쳐불고
문틈새로 바람이난 문풍지만 설쳐대니
밤마실은 해본지도 기십년은 되었을걸.
오래전에 우리동네 이러케도 생겻당께
선창갱물 들어오면 문저리에 빌돔낚고
물빠지면 대롱에다 꼬막캐고 낙지잡고.
선창에는 현우네랑 삼마이배 돛올리면
강진에선 중선배에 옹구싣고 들어오고
되미에다 전어에다 진질들이 가득했어.
송내강서 모치잡고 조리강서 쏙을캐고
돛배타고 화전놀이 풍류끝선 해수욕에
탕근객들 개떡싸서 모살밭에 뒹굴었지.
엄포부터 큰긋태로 비단모래 깔렸었고
선창에서 용동쪽엔 가매섬이 환상이여
뱃머리에 엠프달고 허벌나게 놀았었제.
종달새형 야외전축 울리불리 몽키몽키
짜보성님 쐬주나발 무쟈게도 불어대고
바다에선 말봉오춘 노랫가락 끝내줬지.
부랄잡고 헤엄치던 선창갱앞 조리강에
괴기들의 놀이터인 지장강에 감삿강은
뱃사람들 신바람에 괴기맛도 끝내줬어.
그런마을 우리동네 요러쿰도 배렀당께
간척한다 남포트고 앞산뒷산 돌을깨서
하구루마 궁글더니 갯바닥을 막았당께.
송내쪽엔 6인조요 선창가엔 갑식이네
큰긋테는 5인조에 진돈방죽 막아붕께
천년세월 삶의터전 깜짝할세 없어지고.
두원풍류 도양용동 고흥만을 막아붕께
두눈뜨곤 볼것없고 인정마져 시들하고
가고싶고 보고싶은 고향생각 없어지네.
어느땐가 고향가니 썩은 냄새 진동하여
갯바닥을 쳐다보니 먼지폴폴 날리길레
벌릉벌릉 코를대고 사방팔방 살펴보니.
풍류끝서 용동으로 괴물같은 방조제에
뻘바닥이 썩어강께 송장냄새 진동하고
뭇생명의 통곡소릴 제정신엔 못듣겄데.
생태계를 망쳐불고 환경마져 죽여불면
그다음엔 인간들이 그것으로 병을얻고
염빙하다 디진다는 그런것을 왜모를까.
한백년도 못살고갈 싹쑤없는 작것들이
돈욕심에 환장해서 갯바닥을 막아불고
후세들의 생명줄을 요러쿰도 망쳐놀까.
탯줄묻은 고향땅에 수구초심 아그들아
시방이야 갯바닥은 온데간데 없다마는
옛적에는 공호하면 목구멍이 호강했제.
선창으로 몇발자국 싸박싸박 가서보면
눈과입이 황홀하고 천지사방 먹거린디
갯바닥을 막어붕께 사람살곳 아이다잉.
고흥만을 막은넘들 욕을한들 무엇하냐
대대손손 우리유산 천년밥통 없앴으니
디져서도 귀간지러 북망산천 편하겄냐.
억만년전 생긴바다 수백년전 둥지를튼
조상님들 흔적에다 들풀마져 그리운데
고흥만을 막아부러 그것마져 없애불고
이시대를 살아가는 후세들의 소원인즉
이제라도 방죽터서 바닷물을 소통하면
국립공원 한려수도 관광고흥 될것이요
녹동에서 연륙교로 거금도를 오가면서
팔도에서 제일좋은 귀농천지 관광어촌
세계에서 동경하는 장수마을 될것인데
탐욕속에 묻혀버려 족보마져 잊어버린
조리강아 지장강아 도무강아 가매섬아
고흥만을 얼렁터서 그시절로 가자꾸나.
수년전, 바다를 막은 것이 너무 억울하여, 그 먹넉한 심정을 읊은 글인디요
고흥군이 30년안에 소멸될 지자체 전국 2위라니,,기가 막히네요 ....
시방 누가 고흥와서리.. 볼 것이 먹을 것이 뭐가 있겄소..
앞으로 우리 고흥에 사람이 읍써서 어떻게 살아 갈랑가 몰겄 소 ..
방법은,, 오마만. 해창만,고흥만의 방죽을 터서 갯바닥을 살려야 사람이 살것이요.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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