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투데이 윤진성 기자]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정의당 광주시장 후보 나경채입니다.
오늘은 저와 정의당의 여섯번째 공약사항인 장애인정책에 대해 말씀드리기 위해 이자리에 섰습니다만, 광주시장 선거에 대한 긴급한 제안을 먼저 말씀드리고 6호 공약을 발표하겠습니다.
저는 지난 4월 17일 그야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오던 새마을장학금조례 폐지에 동의하는가에 대하여 광주시장 후보자들에게 공개질의를 했는데 당연히 박정희 장학금 폐지 찬성 명단에 있어야 할 두 분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더민주당 이용섭, 강기정 후보의 이름입니다.
전두환의 비서였다는 의혹에, 80년 5월 당시 공직자 신분으로 광주가 아닌 곳에서 근무했다는 점 외에는 광주정신에 비추어 부끄러움이 없다고 했던 이용섭 후보는 왜 박정희 장학금 폐지에 유보적입니까?
민주화를 위해 감옥 가기도 서슴치 않았고, 이용섭 후보에 대한 전두환 정권 부역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광주정신의 계승자임을 자처하는 강기정 후보는 왜 박정희 장학금 앞에서 말을 못하는 것입니까? 시민과 공동정부를 구성 하겠다 했는데 그 공동정부는 박정희 장학금 지급 제도를 계속 유지하는 정부라는 말입니까?
정치인들이 자주 말하는 선당후사라는 말이 두 분에게는 먼저 당선되고, 나중에 사과하면 된다는 뜻이라도 된다는 말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안 드립니다. 혹여라도 두 분이 모두 새마을 장학금 폐지에 찬성하지만 치열한 경선의 와중이라 특정 단체에 소속한 분들의 표가 의식되어 다소 소극적인 것이라면, 이용섭 강기정 후보가 다른 광주시장 후보 모두와 함께 동시에 새마을 장학금조례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이 제안을 심사숙고 해 주시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1933년 광주. 한센병 환자 150여 명이 우마차에 가재도구를 싣고 지금의 국도 1호선을 따라 장성을 거쳐 정읍-대전-수원-남태령에 이어 서울 총독부까지 이르는 길을 행진해 갔습니다. 11일 만에 총독부 정문에 도착한 이들은 ‘문둥이’(나환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7시간 연좌시위를 벌였고, 비인도적인 단종(거세)폐지·적절한 치료와 자활 공간 제공이라는 요구를 쟁취했습니다.
저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오늘, 85년 전 행진에 나섰던 광주 장애인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저의 6호 공약인 장애인 정책을 발표합니다.
특히 오늘 발표에는 정의당 박종선 비례대표 광주시의원 출마자와 함께 섰습니다. 박종선 후보는 9살이던 1980년에 뇌성마비 때문에 재활원에 입소하여 21년을 시설에서 보내다가 광주에서는 최초로 탈시설 자립생활을 위해 나선 자립생활운동의 선구자입니다. 정의당 광주시당 장애인위원회와 함께 저의 장애인정책을 토론해 주셨습니다.
저는 가장 먼저 일상생활에서 차별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광주시의 비장애인 대상 조사에서 약 60%의 시민이 장애인 차별이 존재한다고 응답했으며, 2016년 기준으로 광주시 주관 53개 주요행사를 조사한 결과 단지 6개 행사만이 수어통역 등 시·청각 장애인 편의지원이 이루어 졌습니다.
장애인 정보접근성 강화를 위해 웹 접근성을 제고하고, 수어통역사를 양성·배치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겠습니다. 장애인 건강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고 대상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접근 가능한 의료기관의 정보를 제공하고 호남권역 재활전문병원의 역할을 강화하며,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지정하겠습니다. 특히 장애여성을 전담하는 산부인과를 지정하는데 힘쓰겠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의 생활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해서 장애인과 노약자 등 주거약자의 생활환경 개선에 나서겠습니다.
둘째, 인권이 꽃피는 복지시설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광주에는 130여개의 장애인복지시설이 어려운 여건에서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일부 복지기관에서는 시설내 폭행과 학대 등 인권침해나 회계부정사건이 반복되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시의회에서 복지시설 감사조례가 시장의 재의요구에 의해 폐지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복지시설 감사조례를 다시 제정하겠습니다.
대형 거주시설에서 소규모 지역사회시설로 정책방향을 전환하겠습니다. 노숙인 시설과 정신건강증진시설의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자립을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권침해 발생시 시설 폐지 등 강력한 법적 행정적 제재를 실시하겠습니다.
셋째, 장애인들이 삶의 주인으로 더 우뚝 설 수 있도록 탈시설-자립생활을 지원하겠습니다.
광주에는 23개의 장애인거주시설에서 791명의 장애인이 생활중이며, 작년 조사에서 137명이 자립생활을 희망하고 있으며 점점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희망자부터 탈시설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근본적으로는 광주시 차원의 탈시설-자립생활 전환을 위한 단계적 목표를 제시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자립생활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겠습니다. 자립생활주택을 시범운영하고 월 60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를 추가지원하며, 자립생활 지원금 500만원을 지급하고 점차 확대하겠습니다.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도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넷째, 발달장애인 독립생활 환경조성에 나서겠습니다.
광주시 발달장애인의 6,00여명에 이르고 장애인 중 발달장애인의 비율은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원스톱지원을 위한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거점병원과 행동발달증진센터를 설치하겠습니다. 피플 퍼스트 활동을 지원하고 발달장애인 자립생활센터를 설립하겠습니다.
다섯째, 교통 약자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노동하는 권리를 확대하겠습니다.
광주시 교통약자는 38만명까지 늘어나고 있는데, 저상버스는 930대 중 234만 운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저상버스 100% 도입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시내버스 정류소를 무장애정류소로 설치하겠습니다.
시외버스에도 저상버스를 도입하고, 휠체어 장애인의 고속버스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찾겠습니다. 턱과 계단이 없는 도로와 건물 만들기에 총력을 쏟겠습니다.
여섯번째, 정책결정에 장애인이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광주장애인복지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고, 건설·주택·도로·교통·환경·일자리 등 시 행정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특히 보도정비의 대상이 되는 보도를 선정하거나 정비내용을 정할 때 교통약자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년 1회 장애인 정책 박람회 개최하겠습니다. 장애인종합복지관과 청각장애인복지관 그리고 장애인 이용 수련시설을 건립하겠습니다. 특히 장애인 인권복지타운 건립이 차질없이 수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장애인 시민여러분,
저는 길을 걸을 때 여러분들의 평등을 향한 긴 노력의 결과를 늘 느끼고 있습니다. 횡단보도와 차도 사이의 연석이 없어졌거나, 계단 대신 경사로가 설치되어 어르신과 유모차가 지나갈 수 있게 되었거나 가뿐히 깡총 뛰어서 저상버스에 올라타는 아이들을 보거나 할 때 말입니다.
존경하는 광주 비장애인 시민여러분,
1800일이 넘는 장애인들의 길고 길었던 농성투쟁의 끝에 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제도의 폐지가 진행중이며, 가족에게 내맡겨져 있던 가난한 시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더욱 진지하게 논의될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장애인이라는 말은 장애가 있는 도시에서 사는 시민을 일컫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광주시장이 되어 광주를 무장애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장애인 청년이 월곡동 집에서 자소서를 쓸 때 아무런 불평등을 느끼지 않고, 일곡동 사는 장애 어린이들과 쌍촌동의 장애 어르신들의 삶을 국가와 지방정부가 함께 고민하며, 도시의 모든 곳에 넘지 못할 턱이 없는 그런 도시 말입니다.
광주에서는 민주당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말합니다. 이번 광주시장 선거는 광주의 7번째 막대기를 뽑는 선거가 아니며, 민주당도 막대기 공장을 포기해야 합니다. 저는 7번째 막대기가 아니라 최초로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는 사람 시장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