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의원 ‘이토 히로부미는 인재’ 발언 논란에 한동훈 “언행 주의하라” 내부단속 경계령

 

전남투데이 김용희 기자 | 22대 총선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라고 언급하는 등 ‘막말 논란’이 벌어지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곧바로 ‘경계령’을 내렸다. 이슈가 커지지 않도록 빠르게 위기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은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학생들을 격려하며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 일본의 작은 도시 하기(萩)에 있던 청년 5명이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겠다’며 주 정부에 장학금을 요청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법적으로 장학금을 줄 수 없자 재정국장이 금고문을 열어둔 채 나갔고, 청년들은 금고에 있던 금괴를 갖고 영국으로 가서 공부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성 의원은 이어 “그렇게 공부하고 돌아와 해군 총사령관 등을 했는데, 그 중 한사람이 이토 히로부미”라며 “다음 세대를 키울 (장학) 제도가 없을 때 (재정국장이) 금괴를 훔쳐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이토 히로부미 등이) 그 금괴로 공부하고 난 뒤 일본을 완전히 개발시켰다.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운 선례”라고 덧붙여 논란을 불렀다.


이에 한동훈 위원장은 주요 당직자와 공천 확정 후보자들에게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달라”며 “잘못된 비유나 예시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막말 논란에 휩싸이자 ‘경계령’을 내린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막말로 참패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호기심으로 n번방에 들어온 사람들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발언했다.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로 전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던 n번방을 가볍게 인식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막말로 후보가 제명되기도 했다. 경기 부천시병에 출마한 차명진 후보는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2019년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발언해 ‘유가족 비하 논란’이 일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패널로 인기를 끌어 19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구갑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는 과거 인터넷 방송을 통해 막말과 욕설을 일삼는 등 2004년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노인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도록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고 발언하는 등 노인 비하를 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인재 육성과 장학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를 예시로 들어 논란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제정신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에서 “성 의원은 조선 침략과 을사늑약에 앞장선 이토 히로부미가 인재 육성의 좋은 예라는 망언을 했다”며 “성 의원에게는 우리 주권을 강탈한 일본제국주의의 상징, 이토 히로부미가 잘 키운 인재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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