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정홍균 기자 |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가 전 세계 문화예술인들의 교류의 장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광주비엔날레’를 매개로 광주에 모인 수많은 이들은 언어, 문화 등의 차이를 뛰어넘어 예술로 하나 된 광주를 보여줬다.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에 따르면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5~7일 3일간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전시가 광주 전역에서 문을 열었다.
올해 파빌리온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을 맞아 31개 국가·문화기관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파빌리온 개막식에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각국의 대사, 문화예술인과 관계자들이 대거 광주를 찾았다.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3일간 이탈리아·덴마크·카타르·중국·핀란드·아메리카 등 27개 파빌리온 개막행사 및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손님맞이에 나섰다. 강 시장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인 광주를 찾아준 많은 이들에게 환영의 뜻을 표하고, 문화외교의 장을 펼쳤다.
강 시장은 “광주비엔날레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향했던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에서 태동했다”며 “80년 5월 광주는 고립되고 외로웠으나 이후 오늘날 광주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도시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지금처럼 문화예술, 연대와 소통으로 광주의 친구가 돼준 여러분 덕분이다”며 감사를 전했다.
강 시장은 이어 “오늘날 인간의 자유는 민주·인권·평화 정신에 기반한 문화예술로 더욱 확장된다”며 “문화예술을 매개로 인종, 언어 등에 상관없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도시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그간 광주의 손을 잡아준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길이다”고 밝혔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각 나라의 기후위기, 자연과 인간, 공동체, 자본주의, 외로움, 돌봄의 사회적 역할 등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 본전시와는 또 다른 고유하고도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다.
파빌리온은 각 나라의 동시대 미술을 선보이고, 국내외 미술 및 문화기관의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2018년 3개 기관이 참여하며 시작됐다. 지난해 열린 제14회 때 9개 국가로 확대됐고, 올해 15회 때는 국가·도시·문화기관 등 총 31개가 참여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여러 나라와 관계와 협력을 통해 광주비엔날레를 풍성하게 치를 뿐만 아니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를 대한민국 문화예술 도시로 제대로 키우고자 하는 광주시의 의지가 반영됐다.
파빌리온 참여자들은 “세계적인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것은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각 나라에는 나라의 고유한 문화예술을 알릴 수 있는 자리이다”며 “예술을 통한 소통으로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하자”고 전했다.
특히 비엔날레의 본고장인 이탈리아가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 이어 연속으로 참여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탈리아 파빌리온은 광산구 동곡뮤지엄(미술관)에서 ‘외로움의 지형학(Ministries of Loneliness)’을 주제로 내년 1월31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열린다.
현대인의 외로움에 대한 예술적 탐구, 영국·미국·일본·한국 등 4개국 현장연구를 바탕으로 한 영상, 사진·도자기 등 다양한 설치작품을 통해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사회적 구조에 따른 외로움을 조명하고 고립된 개인의 현실과 심리상태를 심층적으로 성찰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도 광주비엔날레 전시가 함께 펼쳐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4월 베네치아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전시를 열었으며, 전시는 오는 11월24일까지 계속된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광주관’도 눈길을 끈다. 광주관은 ‘무등: 고요한 긴장’을 주제로 광주시립미술관 2~3층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안미희 광주관 예술감독은 “31개 파빌리온 국가관이 각 나라의 대표라면 광주관은 광주와 광주비엔날레를 보여주는 특별한 프로젝트로, 무등의 정신을 다채로운 시도로 전환해 발신하는 기지국이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정신인 무등이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등(無等, equity)’은 광주의 물리적, 문화적, 정신적 근간으로 차등의 전제를 버린 초월적 평등을 뜻한다. 광주관은 ‘무등정신’이 불평등과 이기심이 만연한 국제정세 속에서 소외된 것들을 소환하고, 그들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향하는 세계관을 담는다. 특히 시각예술뿐만 아니라 공동의 프로젝트, 미디어 참여, 대안적 아카이브, 공동체 인터뷰 등을 입체적으로 연결해 무등의 실체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