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투데이 박세훈 기자 | 전남 영광군 이 겨울철 주민 보호 목적으로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한 버스정류장 방풍막 사업이 도마위에 올랐다. 예정된 사업 완료 기간이 넘도록 방풍막 설치 자체가 되지 않은 것이 허다하고, 겨우 설치된 몇몇 곳도 관리부실로 방풍막이 찢어진 채 방치되는 등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군민들은 영광군이 시공 능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이 결국 문제를 키웠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광군은 최근 겨울철 한파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의 ‘방풍막 설치’ 사업을 추진했다. 적용 대상은 지역 소재 50곳 정류소(영광읍 7곳, 백수읍 14곳, 법성면 8곳, 묘량면 2곳, 군서면 11곳, 군남면 2곳, 염산면 6곳)이다. 5천800만원(한파저감시설 설치비 4천만원, 한파대비물품 1천800만원, 도비 100%) 규모의 예산을 투입했다. 총 사업기간은 올해 1월까지다.
영광군은 수의계약을 통해 A업체를 방풍막 설치 사업 시공업체로 선정했다. A업체는 현재 여성기업으로 분류됐는데 현행법상 관급자재비용 및 부가세를 뺀 추정가격 5천만원 이하 관급공사는 수의계약 할 수 있다. 타 업체들을 제치고 A업체가 방풍막 설치 사업 시공권을 따낸 이유다. A업체는 광고업이 전문인 업체로 확인됐다. 타 시군이 주로 창호업체에게 관련 시공을 맡기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다.
실제 전문성 결여는 시공 현장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영광군 한 정류장에 설치된 방풍막 시공이 마무리 된 지 불과 며칠만에 찢어진 채 방치되고 있다. 해당 정류장에 설치된 ‘추운겨울 따뜻하게 기다리세요’라는 현수막이 무색해질 정도다.사업완료 기간까지 시공자체가 되지 않는 곳도 수두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닷가를 끼고 있는 영광군은 1월달 연평균 기온이 1년 중 가장 낮다. 겨울철 주민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다는 당초 사업 목적 취지가 철저하게 무너진 셈이다. 5천만원이란 혈세가 투입된 사업의 당위성도 상실됐다.
영광군은 당초 방풍막 설치사업의 경우 해체 및 보관까지 생각해 광고업체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성난 민심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말만 그럴싸하지 사실상 민간업자의 부실시공을 나몰라라 방치했다는 책임론”이 군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 군민은 “영광군은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겨울 추위에 벌벌 떨었을 것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며 “영광군이 이번 사태에 대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