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졸속행정 속 학생들 해외체험 기회 오리무중

군, 3~12월까지 글로벌문화체험 지원사업 추진

 

전남투데이 박세훈 기자 | 전남 영광군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인해 지역학생들의 해외 체험 기회가 날아갈 판이다. 탁상행정을 넘어 졸속행정이란 비난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영광군 의회는 집행부의 실수를 눈감아 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영광군 등에 따르면 군은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관내 7개 중학교 3학년(영광중‧영광여중‧해룡중‧대마중‧군남중‧염산중‧송학중)을 대상으로 한 '2024년 글로벌문화체험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영광군 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영어 학습 동기부여 및 해외 문화 체험 기회를 확대하겠단 취지로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예산은 군에서 100% 지원한다.

 

군은 올해도 각 학교별로 베트남, 일본, 싱가폴 등을 방문 국가로 잠정 확정하고 사업비 4억6천만원(학생 1인당 130만원 기준)을 책정해 둔 상태다.

 

문제는 이 사업비가 집행부에서 엉터리로 산정됐다는 점이다. 해당 사업을 맡은 군 담당자 A씨는 올해 본예산사업비를 결정하면서 한국물가협회로 부터 글로벌 문화체험 위탁 용역비 원가계산총괄표를 위탁용역도 맡기지 않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멋대로 적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엔데믹이 본격화 된 올해는 여행수요가 늘면서 장거리 국제선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여파로 인해 고물가 기조까지 보이면서 항공료는 연신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국제선 가격이 약 최대 30%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군은 지난해 사업에선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판단, 1인당 170만원을 책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올해 사업에서만 뚜렷한 기준 없이 터무니 없이 적은 예산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잘못된 예산 책정으로 인해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맞자 군 담당자는 슬그머니 약 70만원씩 추가 인상한 학생 1인당 총액 200만원의 새 예산안을 작성, 1차 추경에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군 의회 통과가 불투명함에도 군은 새 예산안 계획을 근거로 지난달 7일 사업대상 학교에 “여행 일정을 추진하라”는 공문까지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만 믿고 각 학교들은 이미 입찰 공문까지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수 개월전부터 예견된 행정오류임에도 군은 이 내용을 지난 22일 군 의회 임시회 업무보고회에서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군 의회는 사업 추진 과정에 명백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군에서 제출한 추경안을 받아들일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발생 및 원인, 이유 등 진실 규명에 필요한 조사는 아예 시도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부 견제란 의회 본연의 역할은 뒷짐만 진 채 스스로 무능하고 허수아비 의회로 전락한 셈이다.

 

일각에선 “지나치게 표를 의식한 결과”라며 혀를 차고 있다. 영광군 한 주민은 “학생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담당 공무원의 자질 문제는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추후 이러한 일이 없을 것이다”라며 질타했다.

 

또 다른 군민은 “영광군민을 대표하는 군의회가 집행부에게 무시당하는것은 의원들의 자질 문제이며 의원들의 고유 권한을 묵살한 것을 알면서도문제를 덮으려는 일부 의원들의 추태에 정말 화가 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광군 측 관계자는 “어찌됐든 저희가 판단을 잘못한 것으로 인해서 여러가지 학교 학사 일정이든 그런 부분들이 차질이 생긴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