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환경부장관님께 호소드립니다

 

[전남투데이 윤진성 기자]국민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환경 가치를 명확히 하고 모든 국가정책에 환경의 목소리를 내면서, 대안을 제시하며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라는 세 번째 신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장관님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청정고흥연대회의」라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입니다. 지금은 고흥만비행시험장저지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고흥 주민들은 고흥만에 계획 중인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이하 비행시험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각종 주민 의견을 수렴할 때마다 반대 의견을 제출하였고 지난해 7월 저지대책위를 꾸리고 8월 7일 시작한 1인시위가 2018년 2월 6일 현재 123일째이며 촛불집회도 13차 진행을 했습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550여 명의 주민들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해놓은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국토교통부에서는 연말연시를 틈타 지난해 12월 29일 제5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변경 고시를 했고 2018년 1월 4일에 기본계획을 고시하였습니다.

 

고흥만에는 2007~8년 무렵에 큰고니 최대 500여 마리, 노랑부리저어새 300여 마리, 재두루미 20여 마리 등 천연기념물에 속하는 희귀한 새들이 월동하여 남해안 습지 중 종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흥만에 200여 마리의 큰고니 떼가 날아와 월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흥만은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고흥군수는 철새 보호방안을 마련하라는 환경청의 요구에 철새들이 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아예 철새가 서식할 수 없도록 하는 철새 말살 대책을 세웠습니다.

 

고흥군관리계획 결정(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고흥만은 다양한 철새 도래지 이동로 및 법정보호종을 포함한 조류의 서식지로 이용되고 있어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 운영시 시험 비행기종의 운항경로와 조류의 이동경로가 중첩되어 조류의 서식환경 교란 등 환경영향이 우려되므로 과학적인 예측 분석을 통한 철저한 저감 대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아래와 같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비행구역으로 조류가 유인되거나 서식하지 않도록 먹이 차단, 서식지 제거를 위한 서식환경 관리 및 개선, 조류 분산대책을 수립하고, 청각적 억제(가스대포, 불꽃 장치, 조난 신호, 경보 신호), 조류 사냥, 시각적 억제(허수아비, 깃발, 색테이프, 조명등,육식 조류 모형, 인공매, 갈매기 모형), 장애물 설치, 차량을 이용한 야생동물 관리(사이렌, 경적, 폭음기 등), 조류 퇴치견, 조류 퇴치 장비 설치 등”

 

법정 보호종을 포함한 조류의 서식환경 교란을 최소화하는 보호대책이 아니라 대놓고 철새가 살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을 버젓이 대책이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작성한 2017년 환경영향평가서 2차 보완 요구 내용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사 초안, 본안, 보완서 중 변경된 내용 및 그 사유 제시

구체적인 중장기 비행성능 시험계획(기종, 비행경로) 제시

장래 10인승 이하 항공기 임에도 불구하고 50인승 항공기용의 활주로 규모로 계획한 합당한 사유 및 필요성 제시

장래 비행경로 계획에 대하여 대상 기종별 운항 범위, 운항 경로 고도 등에 따른 정온시설 및 조류에 미치는 영향 예측, 분석 및 저감 방안 제시

양서, 파충류 육상 곤충류에 대한 현지조사 미실시 사유 제시

육상식물 및 식생에 대한 현지 조사 결과 제시

모든 현지 조사는 지점 위치, 및 조사 결과를 상세히 제시

조류 조사 범위 내 전지역(반경10km)에 대하여 4계절 현지 조사 결과 제시

4계절 조사가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 사유 및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등 제시

 

비행시험장 사업은 고흥군에서 군관리계획을 먼저 진행하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진행하다가 절차상의 문제가 지적되어 종합계획, 기본계획을 고시하였습니다.

2월 6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연락한 결과 2017년 진행하던 기존 환경영향평가를 취하하고 환경영향평가 초안 단계를 다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김은경 환경부장관님,

장관님께서도 지적하셨다시피 어느 때보다도 생태적 가치가 중요시 여겨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아직도 생태적 가치를 무시하고 철지난 산업화 시대의 논리를 강요하며 부분별한 개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너무나 졸속적이고 반생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흥만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 대한 환경부장관님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후 추진되는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진행되어 고흥만의 생태적 가치가 지켜지고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실현을 위해서 관심을 갖고 직접 챙겨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2018년 2월 6일

 

고흥만비행시험장저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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