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ℓ당 1900원을 넘겨 조만간 2000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윳값은 전날보다 21.33원 상승한 ℓ당 1913.73원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9.70원 상승한 1,944.56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 휘발윳값이 ℓ당 1900원을 넘긴 것은 2013년 10월 셋째주(1902.55원) 이후 약 8년5개월 만이다. 2012년에 전국 휘발윳값이 ℓ당 2000원을 넘긴 게 역대 최고가다.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2012년 8~10월에 ℓ당 2000원을 웃돈 바 있다. 이후 그해 11월부터 2014년 10월 초까지 약 2년간 ℓ당 1800∼1900원 선을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9주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초 상승세로 전환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가격 상승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전인 지난해 11월 11일 1810원이였는데 이미 당시의 가격도 훌쩍 뛰어넘었다.
제주도와 서울 휘발유 가격이 지난주 먼저 ℓ당 1900원 선을 넘겼으며, 이주에 부산, 대전, 인천, 경기, 울산까지 1900원선을 돌파했다. 특히 서울은 이날 기준 전날보다 17.79원 오른 1978.62원으로 전국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앞으로 유가 추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만약 최대치인 30%까지 인하 폭을 확대하면 휘발유 가격은 ℓ당 305원 내려가게 된다.
배럴당 130달러 선까지 올랐던 국제유가 급등세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5달러(12.1%) 하락한 배럴당 10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변동성은 여전히 작지 않았다. 한국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일 배럴당 108.84달러까지 떨어졌다가 7일 125.19달러, 8일 122.99달러, 9일 127.86달러 등으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