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박재일 기자 | 전 세계 3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밀 수출 중단을 발표했다. 밀 국제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13일 밀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이웃 국가 수요 충족을 위해 밀 수출 정책을 ‘자유’에서 ‘금지’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13일 이전 취소불능 신용장(ICLC)이 개설됐거나, 인도 정부가 다른 나라 정부의 요청 등에 따라 허가한 경우에는 밀 수출을 허가하는 단서를 달았다. 인도 인접 국가 및 취약 국가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인도는 주로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등 인접 국가에 밀을 수출해왔다.
인도는 전 세계 3위 밀 생산국이지만, 수출량은 4% 수준으로 자국 소비량이 큰 나라다. 이번 수출 금지는 내수 가격이 상승하는 걸 미리 통제하려는 조치다.
악천후로 다른 주요 밀 수출국들의 작물이 줄었음에도 인도는 지난해 700만t의 풍작 덕분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세계 밀 부족분을 보충해왔다. 그러나 3∼4월 때 이른 폭염이 발생해 생산량이 줄면서 수출을 제한하게 됐다.
인도의 금수조치 이후 국제 밀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이 이날 한때 부셸당 12.475달러로 5.9% 뛰어올라 두 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밀가루의 경우 인도는 주요 수출국이 아니라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기준 제분용과 사료용으로 밀 334만 톤을 수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밀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 곡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 중장기 대책을 적극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도 미국산 또는 호주산 밀을 미리 계약해 확보한 여유분이 있어 아직 별다른 영향은 받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