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은행 단축 영업에 ‘한숨’

지난해 7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1시간 단축
지난해 11월 방역 조치가 완화된 지 1년이 되도록 단축 영업 유지
1시간 넘게 대기 다반사

 

 

전남투데이 장은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영업시간을 줄였던 은행들이 1년이 넘도록 단축 운영을 유지하면서 어르신들의 불편이 심해지고 있다.

 

최모(63)씨는 지난 3월 돈을 인출하기 위해 광주 광산구의 한 은행에 방문했다가 닫힌 문을 보고 낙담했다. 오후 4시까지인 줄 알았던 영업시간은 이미 끝난 후였다. 지면이 가득 찬 통장을 들고 있던 최씨는 “우리 같은 노인들은 모바일 뱅킹 못하니까 은행이 일찍 닫으면 일을 못 본다”며 새로 통장을 발급받아 잔액을 확인하고 인출을 해야 했지만 업무를 보지 못하고 말았다.

 

지난해 7월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하면서 광주·전남 은행들도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1시간 단축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방역 조치가 완화된 지 1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단축 영업은 유지되고 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으로 대표되는 금융권 노사가 지난해 10월 ‘영업시간 단축은 정부 방역지침이 해제되기 전까지 유지하기로 한다’고 합의한 이후 현재까지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은행들이 비대면 영업을 선호하면서 영업점을 줄이자 단축된 영업시간 동안 이용객까지 몰려 창구 대기 시간이 1시간까지 길어지는 상황도 초래되고 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은행 업무를 봐야 하는 직장인들도 은행 업무를 볼 엄두가 안 나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나모(25)씨는 “계좌 해지를 하러 은행에 직접 가야 하는데 요즘에는 1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대면 업무가 필요한 사람들이 아직 많은데 은행들은 영업점 줄이기에만 힘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지점의 영업시간을 조정해 오후 4시나 6시까지 창구 문을 여는 방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용객 불편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해제됐더라도 확진자 수는 여전히 많아 영업시간 원상복구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확진자 수 추이 등을 보고 논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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