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한민국 국정을 운영하는가?

“천공 ‘출근길 문답하면 안 돼’ 방영되자
곧바로 중단, 갈수록 가관”

 20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천공’이 “기자들하고 노상 말한다고 국민소통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기자들과 소통을 하면 안된다고 했다.


20일 MBC ‘스트레이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천공’이 대통령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발언을 방영한 직후 대통령실이 21일 오전 실제 출근길 문답을 중단해 버리는 믿지 못할 일이 현실화 되었다.


MBC 스트레이트에서 ‘천공’ 스승이 도어스테핑 하면 안 된다(고 발언 한)는 것이 방영되자 대통령실이 가림막 설치와 도어스테핑 중단까지 결정했는데 갈수록 가관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1층 공간이 기자 여러분에게 완전히 오픈돼 있는데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판으로 가림막을 설치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걸핏하면 압수수색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군부 시절은 물론 역대 정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극단적 행태이다.


MBC 스트레이트를 보면 ‘천공’은 ‘앞으로 윤 대통령은 출퇴근 시간에 질의응답 시간을 계속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 기자들 수준 너무 낮은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제일 좋은 방법이냐 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기자회견을 합니다. 기자들하고 노상 말한다고 국민의 소통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해당 방송을 보면 ‘천공’은 이태원 참사 관련 윤석열 정부를 두둔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누구 책임으로 돌리려고 그러고. 이거는 우리가 다 같이 책임이지, 이건 누구 책임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대응에 대해 정부 책임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출근길 브리핑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의 자유이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사적인 비선 측근의 말을 듣고 정책적 결정을 내린다면 그야말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대통령의 말을 듣지 않으면 영원히 소통하지 않겠다는 엄포는 기가 찰 노릇으로 대통령이 주장하는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은 언론 개혁이 아니라 ‘대통령의 언론관 개혁’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의 설전 직후 경호 보안 이유로 가림막을 세우고 도어스테핑마저 중단하기로 결정한 점은 참으로 점입가경이다. 


결국은 이러한 논란도 대통령이 자초한 막말 논란임이 분명한데 뚜렷한 해명도 없이 이를 언론 탓으로 돌리고, 헌법상 보장된 언론취재마저 탄압하고 있는 상황을, 수 없이 청력 테스트를 거쳤던 국민이 보기에는 기가 찰 일이아닐 수 없다.


이처럼 비선의 말에 국정운영이 좌지우지된다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을 것이며 민심은 이러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또 다시 광화문 촛불로 타오르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윤 대통령은 헌법과 자유를 외치며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청와대를 구중궁궐의 불통이라 규정하고 수천억의 혈세를 써가며 탈 청와대, 용산 시대를 외쳤지만, 언론의 핵심 가치인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이율배반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끊어버리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대통령이 가리고자 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의 불편한 목소리는 듣기 싫고, 정권의 실정을 숨기고자 가림막을 세우는 것이 아닌지 염려되는 부분이다.


벽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 앞에 벽을 치고, 대통령실은 언론과 벽을 세우고 결국에는 언론과 국민 사이에 벽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정치에 큰 장벽으로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하며 대통령과 국민이 불신이라는 벽을 마주하고 서로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국 내외 냉혹한 외교 상황과 여소야대의 정치적 현실은 물론 경제적 난관을 풀어 가는데도 힘이 모자란 시점에, 하루가 멀다하고 만들어지는 분쟁들을 국민들은 눈여겨보고 있다. 그토록 자신있어 하는 헌법 수호의 관성과 소통과 화합을 외치며 시작했던 정치적 초심을 잊지 않고 대화와 타협, 해결과 덧셈의 정치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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