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광주비엔날레 포토스팟 10선

마타아호 컬렉티브, 에드가 칼렐 등 관람객 사진 촬영 작품으로 인기

전남투데이 조은별 기자 |  지난 4월 7일 개막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7월 9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한 본전시와 파빌리온으로 구성되면서 예술의 도시 광주 전역이 국내외 미술 애호가를 비롯해 관람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는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전시를 보면서 인증사진을 찍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많이 등장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포토스팟 10선’을 소개한다. 얼마 남지 않은 비엔날레 전시 기간 동안 놓치지 말고 작품 앞에서 ‘인생샷’을 남겨보자.


■ 제 2전시실(은은한 광륜)
팡록 술랍(Pangrok Sulap), <광주 꽃 피우다>
팡록 술랍은 한국 목판화운동과 민주주의 역사의 연관성을 탐구했다. 그들은 광주 출신의 목판화 작가들과 5·18 민주화운동을 기록하고 기념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작품들을 살펴보고, 그러한 예술적 실천이 오늘날에도 유의미할 수 있을지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인 <광주 꽃피우다>는 5·18과 연관된 집단적 저항과 연대, 애도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파라 알 카시미(Farah Al Qasimi), <특별한 날들을 위한 편지>
전시장 벽면을 가로지르는 <특별한 날들을 위한 편지>와 사진들은 광고와 알고리즘을 상기시키는 커다란 벽지 이미지 위에 표구한 사진이나 납작한 모니터는 알 카시미 만의 시각적 언어를 따른다. 벽면에 콜라주된 이미지들은 아랍 문화, 양식, 취향, 실내 공간에 관한 대안적 서사를 만들고 기록하고자 하는 작가의 관심을 보여준다. 


타스나이 세타세리(Thasnai Sethaseree), <거품탑> 
타스나이 세타세리는 태국에서 권력과 부패가 국가와 상업적 상상에 뒤섞이는 방식에 관심을 갖는다. 작가의 작업은 냉전 이후 이미지가 정치적 사건과 맺는 관계를 탐구한다. 삼면화로 선보이는 <거품탑>은 콜라주와 오일 파스텔을 결합해 방콕시의 지리적 몸을 탐구한다. 멀리서 보면 일종의 패턴 같은 대형 콜라주는 방콕의 상업지구에서 발견한 아카이브와 발견된 이미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엄정순, <코 없는 코끼리>
엄정순 작가는 약 600여 년 전 인도네시아, 일본을 거쳐 한반도에 처음으로 들어온 코끼리가 전라도 끝 장도로 유배되는 수난의 여정을 따라가는 작업을 하면서 그 경로 선상의 도시에 사는 시각장애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코가 사라진 코끼리 형상들은 기존의 전형성에 가려지거나 배제되었던 존재들을 드러내며 결핍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보여준다. 각각의 조형물은 철 파이프 골조 위에 수천 장의 철판 조각으로 조립한 뒤, 130개의 섬유 조각으로 외피를 감싸는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 제3전시실(조상의 목소리)
차이쟈웨이(Charwei Tsai),〈사원, 성지, 모스크, 교회〉
웨이의 복합 매체 작업은 주로 문화적 신념, 영성, 무상함을 복잡하게 둘러싼 논의를 다룬다.
<사원, 성지, 모스크, 교회> 연작의 직물 작품들은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손으로 엮어 짠 야자수 잎인 ‘쿠스’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매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수기로 적힌 수피교 여성 시인들의 시구를 발견할 수 있다.


마타아호 컬렉티브(Mataaho Collective), <투아키리키리>
마타아호 컬렉티브는 각자 렌즈 기반 작업을 해온 네 명의 마오리 여성들로 구성된 협업 공동체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마타아호 컬렉티브는 화물 고정끈 같은 실용적 재료를 통해 마오리족의 전통 직조 기술을 동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활용한다. 컬렉티브에게 이 끈은 인내와 책임감을 체화한 재료다. 무거운 짐을 고정시켜 멀리까지 운반할 수 있도록 돕는 끈은 마오리 사회에서 아기나 식료품, 자원 등을 운반할 때 사용되는 ‘카웨’, 즉 운송 장치를 상기시킨다.


에드가 칼렐, 〈고대 지식 형태의 메아리〉
에드가 칼렐의 회화와 드로잉, 퍼포먼스, 설치 작업은 과테말라 지역 선주민인 카치켈 부족의 일원으로서 경험한 자신의 삶을 토대로 한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칼렐은 카치켈 선조들에게 돌 위에 과일과 채소를 올려놓고 바치는 설치 작품인 <고대 지식 형태의 메아리>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비엔날레 개막 전에 작가가 조상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향을 피우고, 돌을 알코올에 적시고, 과일과 채소를 준비해 바친 의례의 흔적이기도 하다.


■ 제4 전시실(일시적 주권)
차일라 쿠마리 싱 버만(Chila Kumari Singh Burman), 〈멋진 신세계를 기억하며〉
테이트 브리튼 커미션으로 제작된 작품 <멋진 신세계를 기억하며>는 2020년 미술관의 파사드를 밝은 네온사인으로 장식했다. 이때 네온사인은 인도 신화, 대중문화, 여성 운동, 정치적 행동주의, 식민지 유산 등을 참조해 제작된 것이었으며 암울한 코로나-19 유행기에 런던에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회복력의 상징이었다. 이번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버만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네온사인 전문가 중 한 명인 오병철과 함께 새로운 네온 작업을 제작했다.


■ 제5 전시실(행성의 시간들)
유타 마루(Yuma Taru), 〈천과 같은 혀〉 
유타 마루는 20년 넘는 기간 동안 이러한 전통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홍보하며 일자리를 만들고 사람들의 모임을 축하하는 작품을 만드는 한편, 오랫동안 자신의 민족을 땅과 연결해준 실천에 다시 한 번 힘을 불어넣고자 한다.
<천과 같은 혀>는 모시실을 손으로 엮어 짠 네 개의 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천은 천장에 매달려 부드럽게 물결치는 형태를 띠며 타루의 모국어를 시각적으로 재현한다.


멜라니 보나조(melanie bonajo), <터치미텔>
언어와 구두법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멜라니 보나조는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 포옹 워크숍 진행자 겸 액티비스트다. 작가는 영상, 퍼포먼스, 사진, 설치 작품들을 통해 점점 황폐해지고 기술화되는 세계에서 고립과 서서히 무너져가는 내밀함을 작품의 주제로 가져오고 있다.


영상 설치 작업인 <터치미텔>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친밀함과 그 한계, 자기 몸 알기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야기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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