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http://www.jntoday.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0974793642_8e5578.jpg)
전남투데이 박상훈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돼도 2번, 3번 계엄을 하면 된다'고 말하는 통화를 들었다는 군 간부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2일 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오상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부관(대위)은 윤 전 대통령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간 통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오 대위는 계엄 당일 국회 앞에 출동해 이 전 사령관과 함께 차량에 대기 중이었고, 당시 군용 비화폰에 '대통령' 표시가 뜬 전화를 이 전 사령관에게 건넸다고 설명했다. 스피커폰은 아니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음성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오 대위는 첫 통화에서 "이 전 사령관이 '다 막혀 있는데 총 들고 담 넘어서 들어가라 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 못 들어간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이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본회의장에서 끌고 나와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오 대위는 "본관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가마를 태워서 들쳐 업고 나오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오 대위는 세 번째 통화 내용에 대한 검찰 측 질문에 "윤 전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오 대위는 "'이건 진짜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오 대위는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이뤄진 네 번째 통화에 대해서도 "'190명이 찬성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확인된 건 아니니 계속하라'는 취지였다"며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전에 병력을 미리 움직이라고 했는데 반대가 많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의안이 통과돼도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오 대위는 윤 전 대통령이 통화에서 '지금 의결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의원) 190명이 나왔는지는 확인도 안 되는 거니까 계속해', '내가 선포하기 전에 병력 미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를 해서 일이 뜻대로 안 풀렸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를 오 대위는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돼도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한 이후 처음 열린 공판이다. 두 사건은 병합됐지만, 공소장 송달이 완료된 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직권남용 사건 심리는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파면 이후 처음 언론사 '포토라인'을 지나쳐 법정으로 출석했는데 '국민에게 할 말이 있나', '사과할 생각 없나'는 질문을 받았으나 입을 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