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박상훈 기자 |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이 故 오일(1939~2014) 재일교포 작가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 '재일의 화가 오일 – 무한과 미완' 10월12일까지 상설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하정웅 선생 기증품 가운데 오일 작가의 작품 30점으로 구성돼,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의 현실 속에서 조국의 아픔을 화폭에 담아낸 오 작가의 독자적 예술세계가 펼쳐진다.
전시 제목인 ‘무한과 미완’은 미완의 재일조선인 정체성, 제도권 미술에 벗어나 무한으로 나아가는 오일의 예술철학을 상징한다.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활동한 오일 작가는, 남북이라는 두 조국과 일본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며 정체성을 질문해 왔다.
강렬한 색채와 독창적 필치, 인간 중심 시선 등 고유한 조형언어를 구축한 그는, 사회 이슈를 넘어서 역사와 개인, 민족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재일 이주민 성찰 인물화, 이방인 차별에 대한 저항, 조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작가가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보고 느낀 충격을 바탕으로 기억을 예술로 승화한 회화 ‘광주’가 특별 공개된다.
‘광주’는 계엄군에 진압당한 시민들의 고통과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이 담긴 작품으로, 관람객들은 흙빛 톤으로 묘사한 두 인물에서 작가의 인간에 대한 연민을 엿볼 수 있다.
김규화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팀장은 “오일 작가의 삶과 작업은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시선을 따라 재일 작가의 삶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함께 성찰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기간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작품을 관람할 수 있고,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은 학예사 해설, 오일 인물화 연계 프로그램 ‘감정 팔레트’도 함께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