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한 알에 담긴 철학” 황성오 조합장의 상보다 빛나는 현장 리더십

 

전남투데이 박상훈 기자 | 영암 삼호농협 황성오 조합장이 ‘함께하는 조합장상’과 ‘총화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하지만 그가 진짜 받은 상은 지역민의 신뢰와 농업의 미래다.

 

지난달 농협중앙회가 수여한 ‘함께하는 조합장상’은 조합원 복지와 지역사회 공헌을 실천한 조합장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황 조합장은 무화과 공동선별장 운영, 청년농업인 육성, 복지 확대 등으로 지역 농업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삼호농협의 사무실을 찾은 기자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상패가 아닌, 조합원들과 나란히 앉아 무화과 품질을 직접 점검하는 황 조합장의 모습이었다. “상은 제가 받은 게 아니라, 우리 조합원들이 만든 겁니다”라는 그의 말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었다.

 

황 조합장은 농협중앙회로부터 ‘총화상’도 수상했다. 전국 1,100여 개 농협 중 단 1명에게 주어지는 이 상은 협동조합 정신을 실천한 리더에게 수여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매일 아침 조합원들과 함께 밭을 돌고, 유통 현장을 챙긴다.

 

“농협은 농민의 삶을 바꾸는 플랫폼이어야 합니다. 저는 그 플랫폼의 운영자일 뿐입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경영을 넘어, 지역 농업의 생태계를 설계하는 일로 확장되고 있다.

 

삼호농협은 최근 무화과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유통망 구축에 나섰다. 단순한 판매가 아닌, ‘삼호 무화과’라는 브랜드를 통해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익을 넘어, 지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한 결과다.

 

황 조합장의 수상은 단지 업적의 결과가 아니라, 지역 농업의 미래를 향한 실천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오늘도 조합원들과 함께 밭에서, 선별장에서, 회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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