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44명 사망‧279명 실종

 

전남투데이 이현승 기자 | 홍콩에서 발생한 고층 아파트단지 화재 참사로 최소 44명이 숨지고 279명이 실종됐다. 과실치사 혐의로 건물 보수 공사 책임자 3명이 체포됐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2분께 32층 규모의 주거단지 '웡 푹 코트'에서 시작돼 8개 동 중 7개 동으로 번졌다.

 

당국은 당일 오후 6시 22분 화재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격상했다. 5급 경보 발령은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트롱 챈 홍콩 소방처 부처장은 27일 새벽 브리핑을 통해 “현장에서 40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4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화재 진압 작업 중 순직한 소방관 1명이 포함됐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화재는 기본적으로 통제됐다”면서 “현재 우선 업무는 화재 진압과 부상자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279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실종자 수색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는 45명이며, 이 중 7명은 위중한 상태다. 부상자들은 앨리스호미우링네더솔병원과 프린스오브웨일즈병원 등 주요 거점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불길은 아파트 외벽 보수 공사 현장에서 시작돼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총 8개동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안전망을 타고 삽시간에 7동으로 번졌다.

 

소방 당국은 약 10시간 만에 4개 동의 불길을 잡았으나, 3개 동은 발생 16시간이 지난 뒤에도 완전히 진화되지 않아 잔불 정리와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고층부는 고온으로 접근이 어려워 수색은 하층부부터 진행 중이다.

 

홍콩 경찰은 화재 발생 하루 만인 이날 과실치사 혐의로 남성 3명을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은 아파트 보수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 소속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이다.

 

이들은 비계(건물을 건축하거나 수리할 때 설치하는 가설물)에 비규격 자재를 사용하고, 창문과 환기 구조물에 스티로폼을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스티로폼은 불에 극도로 취약해 화재 확산을 가속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단지는 지난해 7월부터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고 외벽 전체가 대나무 비계와 녹색 공사용 안전망으로 감싸져 있었다.

 

다음달 7일로 다가온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 관련 활동이 전면 중단됐으며, 존 리 행정장관은 선거 연기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8∼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 대중음악 시상식 엠넷 마마 어워즈(MAMA AWARDS) 등을 포함한 다양한 행사도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