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김호정 기자 | 여자프로배구 신생 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의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페퍼는 ‘클러치 박’, ‘우승청부사’라는 별명을 달고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V리그 최초의 ‘리버스 스윕’ 우승을 합작한 자유계약선수(FA) 박정아(30)를 영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유독 대어급 선수가 많았던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전력 보강에 나서면서 FA ‘빅3’ 중 박정아에게 보수상한선인 7억7500만 원(연봉 4억7500만 원, 옵션 3억 원)을 안겨주고 영입에 성공했다.
현재 국가대표 주장을 맡고 있는 박정아는 IBK기업은행의 창단 멤버로 V리그에 데뷔해 12시즌 동안 기복 없이 최정상급 공격력을 보여준 아웃사이드 히터다. 코로나로 인해 열리지 않았던 두 시즌을 제외한 10시즌 동안 챔프전 진출 8회, 챔프전 우승 5회를 일궈낸 ‘우승 청부사’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의 영입으로 탈꼴찌는 물론 단숨에 봄 배구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IBK기업은행 시절 박정아와 함께 뛰었던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도 KGC인삼공사에서 연봉 1억 원에 데려왔다.
박정아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영입이다. 여기에 ‘집토끼’인 이한비를 3년 총액 10억6000만 원, 리베로 오지영도 3년 총액 10억 원에 붙잡았다.
FA 계약 직후 박정아는 “솔직히 이렇게 좋은 대우를 받고 제 배구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팀, 새로운 감독님의 배구 스타일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그래도 내 결정이 옳았을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1년 창단돼 두 시즌을 어린 선수들로 꾸린 페퍼저축은행은 ‘막내 구단’의 운명처럼 혹독한 두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에는 정규리그 3승28패로 승점 11에 그쳤고, 지난 시즌에는 5승31패 승점 14로 두 시즌 연속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며 6개 ‘언니 구단’들과 전력 차가 현저하게 드러난 모습이었다.
과연 페퍼저축은행이 지난 2년간 꼴찌의 서러움을 털어내고 봄배구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여자배구의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