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박동운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제보자인 강혜경 씨가 국정감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여론조사 비용을 안 받는 대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공천을 줬고, 김 여사의 힘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 근거를 두고 명태균씨가 김 여사 얘기를 수시로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씨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 때 미래한국연구소는 공표 조사를 포함해 자체 조사까지 81번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선거를 도왔던 명 씨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해 81차례나 여론조사를 했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관여했다고 자신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강 씨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공개 언급하며 명 씨와 나눴던 통화 내용을 증언하고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김건희 여사가 받게 해줬다는 명 씨의 녹취까지 공개했다.
강 씨는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상현 공관위원장이 힘을 합쳐서 창원 의창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고, 김 여사가 공천을 준 것"이라며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제공한 여론조사의 비용은 총 3억7천50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이 이른바 '반띵 세비'를 명 씨에게 지급한 이유에 대해 "공천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총 9천600만원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명태균이 김 여사와의 친분을 주변에 자랑하면서 종종 장님 무사,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다"며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명 대표가 김 여사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 명 대표는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또한 강 씨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명태균 명단’, 즉 (미래한국연구소와) 일한 사람들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명태균씨와 과거 여론조사 등 정치적 목적으로 일한 적이 있는 27명의 전현직 정치인이 포함됐다.
명단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윤상현, 윤한홍, 안홍준, 김진태, 김은혜, 이준석, 오세훈, 홍준표, 이주환, 박대출, 강민국, 나경원, 조은희, 조명희, 오태완, 조규일, 홍남표, 박완수, 서일준, 이학석, 안철수, 이언주, 김두관, 강기윤, 여영국, 하태경(직함 생략) 등이 포함됐다.
강 씨는 '명 씨가 김 여사에게 하라는 대로 김 여사가 행동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명 대표가 꿈자리가 안 좋다고 하니 김 여사가 해외순방 출국 일정을 바꾼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망했을 때 조문을 생략하고 앙코르와트 사원에 가지 않은 것도 관련돼 있냐'는 질문에도 "관련돼 있다. 명 대표가 그렇게 얘기를 해서 일정이 변경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명 대표는 김 여사를 보호하기 위해서 내 말이 자꾸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며 "명 대표는 본인을 도운 사람도 다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가족을 지켜야지, 김 여사를 지키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혜경 씨는 국정감사 출석 이후 건강 상태에 문제를 보이며 22일 예정된 언론 인터뷰를 취소하기도 했다.
강 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명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다가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및 보좌관을 지냈으며 현재 김 전 의원으로부터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