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천세두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유네스코 국제직원협회와 손잡고 제주를 글로벌 워케이션 허브로 육성한다.
제주도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유네스코 국제직원협회와 워케이션·런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유네스코 직원들이 제주에서 업무와 휴가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상호 교류를 통해 제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특히 유네스코 직원들이 제주 워케이션·런케이션을 경험한 후 유네스코 본부로 돌아가 제주를 알림으로써 유네스코 국제회의 유치 등의 성과도 기대된다. 또한 제주도가 국제사회의 지식과 문화 교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네스코 국제직원협회는 1981년 설립된 유네스코 내 공식 직원 대표 조직으로, 전 세계 5개 그룹(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아시아·태평양, 아랍, 유럽·북미)에서 선출된 40명의 대표로 구성된 콜레지움으로 운영되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과 휴가를, 런케이션은 학습과 휴가를 결합한 개념으로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번 노크 막심(Bun Noch Maxim) 유네스코 국제직원협회장을 비롯한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는 2,000년 전 탐라 해상왕국 천년의 문화적 가치를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하며 RE100을 실현하고 있다”면서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제주는 워케이션과 런케이션을 진행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만큼 협약을 계기로 제주가 글로벌 인재들이 머물며 일하고 싶어하는 명소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번 노크 막심 국제직원협회장은 “이번 협약은 유네스코의 협력 정신과 개방적 문화를 바탕으로 제주도와 함께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겠다는 의미”라며 “양 측 간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유네스코와의 교류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의 ‘제주인재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연간 10명 이내의 인재를 유네스코 본부에 6개월~1년간 인턴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기존 단기 해외연수(5박 7일)를 장기 인턴십으로 개편한 것으로, 일반인 5명은 6개월, 공무원 5명은 1년간 문화·교육·과학·행정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게 된다.
제주 인재들이 국제기구에서 직접 경험을 쌓으며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유네스코 본부에서의 인턴십 경험은 제주 청년들에게 국제적 시야와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오영훈 지사는 유네스코 본부에서 애닉 그리자르(Annick Grisar) 유네스코 인사국장을 만나 “제주도 공직자들의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에 적극 협조해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유네스코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오 지사는 남방큰돌고래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법률 개정 사례를 소개하며 “국제기구의 비전도 중요하지만, 지방정부가 국제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국제사회에 알려지고 유네스코와의 협력 모델로 발전한다면, 제주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자르 국장은 “풍부한 문화와 역사를 보유한 제주와 유네스코가 함께 협력하게 돼 영광”이라며 “제주와 유네스코 간 파트너십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제주도는 글로벌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매력 요소인 청정 자연환경과 우수한 정보통신 인프라,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워케이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지속 확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