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알람이 울리니 발정 놓칠 일이 없어요

한우 번식관리시스템 시범 보급, 농가들 반응 “효과 확실”

 

전남투데이 박동운 기자 | 강진군이 추진 중인 ‘한우 스마트팜 번식관리시스템 보급 시범사업’이 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농가들은 “효과가 확실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고, 지역 축산업계 전반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강진군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 국비를 확보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2년간 총 2억 원을 투입, 영상정보 기반의 승가행위 판독시스템과 분만 알림 시스템을 지역 한우 농가 10곳에 보급했다.

 

승가행위 판독시스템은 축사 내 카메라가 암소의 움직임과 행동 패턴을 분석해 발정 시 보이는 특유의 승가행위를 자동 인식하는 방식이며 분만알림시스템은 분만 전후에 나타나는 체형·행동 변화를 실시간 감지하여 농가에 알람을 전달한다.

 

두 시스템 모두 영상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람의 관찰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번식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승가 검출률이 95%로 이 덕분에 발정·분만 관리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 농가의 노동 부담을 줄이고 번식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아울러 축사환경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도 적용돼, 축사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가축 질병·스트레스 예방하는데 효과를 더하고 있다.

 

시범사업의 핵심 목표는 정확한 발정 발견과 분만 관리 자동화를 통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번식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 사업에 참여한 농가들 또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작천면 중당마을 청년농업인 전상민(26) 농가는 “예전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축사에 들어가 소들을 살펴야 했지만 시범사업 수행 후 승가행위가 일어날 때만이 아니라 관련 징후가 나타나는 순간에도 알람이 와서 훨씬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특히 발정을 놓치지 않아서 번식 관리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사업에 참여한 도암면 용산마을 김요나(40) 농가 또한 “축사 내 여러 마리의 소를 동시에 관리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 많은데, 이런 시스템 덕분에 축사 관리 전반이 훨씬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강진군농업기술센터는 매년 시범사업 평가회를 열어 성과를 검증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평가회에서는 참여 농가의 90% 이상이 “노동력이 줄고 경영 효율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평가회에서는 실제 활용 경험과 개선 의견이 공유됐고, 농가 현장의 목소리가 사업 보완에 반영됐다.

 

농업기술센터는 이를 통해 시스템 안정성과 현장 적합성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평가회에 참석한 한 농가는 “그동안 사람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했던 번식 관리가 이제는 과학적 데이터로 뒷받침되니 신뢰가 간다”며 “젊은 세대가 축산업에 뛰어드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군농업기술센터 최영아 소장은 “야간이나 농작업으로 바쁠 때도 긴급 대응이 가능해 분만 사고율이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현장에서 농가들이 효과를 체감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며 “사업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역 축산업 전반에 안전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우 스마트팜 번식관리시스템 시범사업은 단순히 장비를 보급한 수준을 넘어, 농가의 실제 경영 효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 판독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향후 축산업 전반에 노동력 절감·생산성 향상·경쟁력 강화라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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