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곡성군 의회는 군민들 사이에서 ‘비리의 온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다.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채 산적한 문제들이 드러났고, 의정 활동의 본질보다는 자리다툼과 눈치 보기, 그리고 불투명한 행정 개입 의혹이 반복적으로 언론을 장식했다. 회의장은 민생 현안을 다루기보다 소모적 갈등으로 소란스러웠고, 일부 의원들의 일탈과 무책임한 태도는 군민을 크게 실망시켰다. 곡성군 의회는 지방 자치의 최전선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군민의 기대를 배신하는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뼈아픈 비판에 직면해 있다.
비리와 문제의 잿빛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가운데, 의회는 정상적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회의론까지 번져 나가고 있다. 군민을 대변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군민들의 신뢰를 가장 크게 갉아먹는 아이러니한 상황. '군민의 집'이어야 할 회의장이 불투명한 이해관계와 개인적 이익으로 얼룩진 현실은 곡성군 민주주의의 후퇴를 상징하는 장면처럼 보인다.
그러나 바로 이 비리의 늪 한가운데에도 깨끗하게 피어난 꽃이 있다. 초선 의원 한 사람 그 역시 초반에는 의정 절차나 행정 업무를 배우느라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진심 어린 태도와 의정 철학은 분명 기존의 부패한 흐름과 선을 긋고 있다. 보여주기식 정치, 언론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라 군민 곁에서 발로 뛰며 듣고, 배워가며,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내려는 자세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의 모습은 의회 전체가 비판받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단서처럼 다가온다. 때로는 세련됨이 부족하고, 화려한 대안 제시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군민을 위해 진심으로 일한다’는 초심만큼은 흙탕물 속에서도 빛난다. 그의 존재는 곡성군 의회가 아직 완전히 무너진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표이자,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작은 조명이다.
곡성군 의회가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민낯을 직시해야 한다. 군민들이 의회를 향해 던지는 냉혹한 말, ‘비리의 온상’, ‘군민을 외면하는 집단’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말고 정직하게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초선 의원과 같은 진정성을 가진 인물이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당장은 작고 미약해 보일지라도, 그 한 송이의 꽃이 결국 의정 전체로 향기롭게 퍼져나가는 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흙밭은 결코 스스로 정화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뚝심과 깨끗한 의지가 있어야만 맑아진다. 곡성군 의회가 지금의 부정적 낙인을 벗어던질 수 있을지, 군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결국 그 속에서 꺾이지 않고 뿌리내리는 한 줄기 꽃 같은 사람의 힘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