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금융권 노조가 주 4.5일 근무제를 요구하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까지 주장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구하기 어렵다. 은행은 공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대표적인 ‘좋은 일자리’로 꼽혀 왔지만,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 의식마저 희미해진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반 근로자들은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한 처우 속에서도 생계를 잇기 위해 땀 흘리는 이들이 대다수다. 그런 현실 속에서 ‘귀족 노조’라 불리는 은행노조의 행태는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자극한다. 노동의 가치와 권리를 옹호해야 할 노조가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모순적 존재로 변질된 셈이다.
노동계가 진정으로 사회적 연대를 말하려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하기보다 공정한 노동 환경 조성을 위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고통받고, 청년들은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임금·저노동을 향한 요구는 시대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