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 침계루,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된다!

고려시대부터 이어온 불교문화의 중심지, 학술적·예술적 가치 인정받아

 

전남투데이 조평훈 기자 | 순천시는 송광사의 대표 건축물인 ‘순천 송광사 침계루(枕溪樓)’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밝혔다.

 

‘개울을 베고 누운 다락’이라는 뜻을 가진 침계루는 조계산 계곡을 끼고 세워진 정면 7칸, 측면 3칸 규모의 2층 사찰 누각이다.

 

승려들의 교육 공간인 강원의 강당이자, 대규모 불교 행사와 집회가 열리는 장소로 활용되어왔다.

 

규모 면에서도 “위층에는 천 명이 앉을 수 있고, 아래층에는 몇 장(丈)의 깃발도 세울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보물로 지정된 고창 선운사 ‘만세루’에 이어 국내 사찰 누각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갖추고 있다.

 

또 역사적으로도 고려 말에 창건되어 14세기 목은 이색의 시 「제침계루(題枕溪樓)」가 전할 정도로 송광사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건물이다.

 

1688년(숙종 14) 현익과 해문 두 스님이 중건한 이후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 보존 가치 또한 높다.

 

특히 일반적인 사찰 누각이 대웅전 앞에 자리해 대중법회 장소로 사용한 것과 달리, 침계루는 승보사찰인 특성을 반영해 승려들의 수행공간인 강원 안 요사채(법성료)와 나란히 배치해 승려들의 수행 동선을 편리하게 한 것도 특징이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조계산 계곡과 어우러진 빼어난 경관 덕분에 예부터 시인과 묵객들이 즐겨 찾는 불교문학의 중심지였다.

 

아름다운 경치에 심취한 이색은 “침계루에 오르면 인간 만사를 잊는다”고 했고, 조선 후기 고승 묵암 최눌은 “천년의 송광사 만고의 침계루”라 칭송하기도 했다.

 

근대기에는 ‘목련극'․‘팔상극’등 불교 연극이 공연된 무대로서 승려들의 예술 활동의 거점 역할도 수행했다. 당시의 연극 대본은 현재 송광사성보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국가유산청은 침계루가 자연을 매개로 한 ‘전통 누정(樓亭)’이라는 특성과 불경을 공부하는 ‘불교 강원(講院)’이라는 교육 기능을 동시에 갖춘 소중한 유산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보물 지정을 예고했다.

 

시 관계자는 “침계루는 승보사찰 송광사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내 비지정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보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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