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주민 주도 이웃 돌봄’ 결실, 사회적 단절 극복 주민 재능기부 공연 ‘감동’

1313 이웃살핌 아니었다면 못 들었을 통기타 연주

 

전남투데이 김경민 기자 |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통기타를 안고, 떨리는 손으로 줄을 튕기며 연주에만 몰두하는 한 사람. 감미롭고,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행사장을 울린다.

 

찰나 같은 5분여 동안 쉼 없이 움직인 기타 줄이 멈춘 순간, 아쉬울 틈도 없이 크나큰 박수와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9일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광산구 ‘종합사회복지관 거점형 이동복지관 사업’ 성과공유회에서 펼쳐진 특별한 재능기부 공연이 만든 감동의 장면이다.

 

이날 멋진 공연을 선보인 주인공은 우산동 주민 윤문세(65‧가명) 씨.

 

윤 씨는 한때 집 안에만 머물며 은둔 생활을 했다.

 

그런 윤 씨를 ‘집 밖’ 세상으로 불러내 함께 사는 즐거움을 되찾아준 것이 광산구 ‘1313 이웃살핌’ 사업이다.

 

1313 이웃지기 A씨는 종량제봉투를 전달하다 윤 씨를 알게 됐고, 이후로도 꾸준히 윤 씨를 찾아가 혼자 사는지, 필요한 건 없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안부를 살폈다.

 

이 관심과 정성이 닫혔던 윤 씨의 마음을 열고, 삶 자체를 바꿔놓게 됐다.

 

1313 이웃살핌 이후 윤 씨는 방범, 미술 작업 등 마을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면 먼저 웃으며 인사하고, 음료수를 건네는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거듭났다.

 

이웃지기 A씨에게 소소한 일상 얘기, 취미와 같은 자기 얘기도 스스럼없이 꺼내게 됐다.

 

1313 이웃살핌이 인연이 돼 윤 씨에겐 같이 밥도 먹고, 적적할 때 만나 차 한잔할 수 있는 ‘동네 형님’도 생겼다.

 

주민들은 “(윤 씨가)너무 잘 웃고, 밝아졌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변화는 윤 씨가 하고 싶었던 일, 꿈에 도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번 성과공유회에서 펼친 통기타 공연은 윤 씨가 혼자만 간직하던 ‘음악’이란 꿈을 실현하고, 그 기쁨을 이웃과 나누는 첫 자리였다.

 

“누구 가르칠 정도로 기타는 잘 친다”라는 윤 씨의 말을 기억하던 A씨의 제안으로 마련된 공연. 처음엔 손사래를 쳤던 윤 씨는 수일을 밤낮으로 연습에만 매달려 공연을 준비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토미 에마뉴엘(Tommy Emmanuel)의 연주곡, ‘추억의 소렌자라(Solenzara)’를 멋지게 연주하며, 첫 공연을 마쳤다.

 

윤 씨는 “긴장도 했지만, 여러분의 따뜻한 시선과 응원에 그토록 꿈꿨던 연주를 마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라며 “여러분 덕분에 다시 잡은 기타를 앞으로도 놓지 않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살겠다”라고 말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1313 이웃살핌으로 외부와의 단절을 끝내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재능기부 공연에 나선 윤 씨의 이야기에 현장에 많은 분이 감동하며, 응원을 보냈다”라며 “앞으로도 1313 이웃지기의 발걸음이 누군가의 삶, 공동체, 마을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광산구 ‘1313 이웃살핌’ 사업은 주민 스스로 위기 이웃을 돌보며, 사회적 고립과 단절을 해소하는 인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1313은 이웃지기 1명이 위기가구 3세대를 살피고, 위기가구 1세대에 이웃단짝 3명을 이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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