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이민간 옛 친구들을 이십년 만에 만나게 된 어느 중년 남자는 큰 기대와 설렘을 안고 갔는데 만나보니 몹시 실망스럽더라는 얘기를 했다. 그들이 한국을 떠날 당시의 언어를 그대로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도 그 때 당시로 고정되어 성장이 정지된 모습들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옛날 꿈과 비전으로 충만했던 친구들은 거대한 벽과 같은 사회에 짓눌려 바위 속에 정지된 화석처럼 인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람이 멎어 있는 상태였다. 물론 그들은 다들 세상적인 기준에서 볼 때는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벤츠나 BMW 같은 고급 승용차를 몰며 요트까지도 소유한 상류층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부유함과 편안함 속에서 만족하고 있는 그들에겐 꿈도 비전도 없었기에 서글픔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들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세상적인 조건, 물질적 조건이 충족되면 그것을 성공한 삶이라 생각하고 거기에 쉽게 안주해 버리곤 한다. 그저 그날 그날 편하고 즐겁게 사는 데만 몰두하는 것이다. 소위 머리 좋고 똑똑하다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다. 부와 지위를 얻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그것들을 소유하게 되면 안락한 삶 속에서 안주하길 바라는 경향이 누구에게나 있다. 더 큰 부나 더 높은 지위를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이준석 공동대표와 함께하는 개혁신당과의 통합파기를 선언하고 ‘새로운 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통합 선언 11일 만에 각자도생을 선언한 것이다. 개혁신당, 새로운 미래, 새로운 선택, 원칙과 상식 등 색깔이 전혀 다른 4개 정치 세력이 뭉친 통합 개혁신당의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 이번 개혁신당 분열 사태는 이낙연 대표계가 주도권 싸움에 밀려 떨어져 나가는 모양새지만 단순히 일부 세력의 이탈을 넘어 제3지대 빅텐트의 해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거대 양당의 대결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제3의 대안 통합정당을 만들어 중도층의 마음을 잡겠다던 개혁신당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 전반의 극한 대결 못지않은 갈등의 축소판 양상을 보이면서 그간 내세우던 정치 개혁의 대의는 크게 퇴색하고 말았다. 동안 제3지대로 유권자의 시선이 향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것을 담아내겠다고 모여든 이들이 ‘빅텐트’를 치는 듯하더니, 불과 열흘 만에 갈라선 것이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20일 합당 철회를 선언하며 독자노선을 택했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선거 지휘권을 놓고 다투다 그리됐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기득권 싸움에 한쪽이 떨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강행할 것으로 보여 의료 대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 뒤 오늘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전공의의 사직서 제출이 확산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발생할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와 각 병원에서 비상 진료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집단사직이 이어지면 환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도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담화에서 “의료 공백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어 “집단행동이 아닌 합리적인 토론과 대화로 이견을 좁혀나가야 한다”면서 “열린 자세로 의견을 듣고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라고 밝혔고, 또한 정부는 사직서를 낸 전공의에게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리고 불복 시 면허취소 등 초강경 조치를 예고하고 있지만, 의료 공백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전국 주요 병원에서도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의과대학 학생들은 동맹휴학을 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집단휴진으로 정원 확대 방
나는 올해 꼭 80이다. 너무 많이 산 것 같다. 오래전에 산세가 좋은 이곳에 자리 잡았다. 외식도 않고 건강식만 먹으며 살아온 아내가 70전에 암으로 먼저 갔다. 자식이 있어도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다. 그 아이들의 4~7살 때 모습만 생각하고 내 자식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이웃이 더 좋다. 산세가 좋은 이곳에 이웃들이 제법 생겼다. 당신도 늦기 전에 나처럼 살기를 바란다. 심혈관 운동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장 운동은 박동에만 좋다. 단지 그것뿐이다. 그래서 60세 이후엔 너무 운동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게 좋다. 심장 박동이 강해지면 심장 노화가 빨리 온다. 심장 박동을 가속화 한다고 해서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운동선수들이 오래 살아야 되지 않은가. 해답은 이렇다. 오래 살고싶다면 운동은 적당히 하고 낮잠을 즐기며 몸을 아껴라. 알코올을 중단하거나 섭취량을 줄여야 하냐는 질문이 많다. 과일로 만든 포도주, 과일주는 좋다. 그리고 꼬냑과 브랜디는 와인을 증류한것이니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맥주, 막걸리도 곡식으로 만들어진 곡주라 다 좋다. 적당히 마시고 즐기라고 권한다. 운동 프로그램에 참가하거나 등산이나 골프등 그룹
파타고니아는 참 특이한 기업이다. 처음에는 그저 괴짜 등반가가 만든 아웃도어 브랜드로 품질은 좋지만, 가격이 만만찮은 옷 정도로 소문이 났다. 그러다가 다른 기업가, 회사들과는 꽤 다른 철학을 말하고, 이를 실제 행동으로 잇따라 옮기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파타고니아는 또 송유관을 짓거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경기를 살리려 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끊임없이 싸운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참고로 쉬나드는 1973년, 파타고니아를 창업해 반세기 동안 회장직을 맡아오다가 지난해 회사를 비영리 재단과 환경 단체에 기부했다. 공개 기업이 아니라서 시장에서 정식으로 가치를 평가받은 적은 없지만, 이본 쉬나드와 아내, 그리고 자식 두 명이 기부한 기업 소유권의 가치는 약 30억 달러로 추산된다. 파타고니아는 연간 1억 달러 정도 이윤을 내는데, 쉬나드와 가족들은 파타고니아에서 나오는 이윤을 기후변화와 싸우거나 개발되지 않은 자연을 보호하는 데만 써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옷 사지 마세요”라고 광고하는 의류 회사 파타고니아가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 때 뉴욕타임스에 실은 “이 재킷 사지 마세요” 광고는 유명하다. 경쟁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광고도
정부가 잇따라 감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내년 나라 살림 적자도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잇따른 감세 정책으로 국가재정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글로벌 기준으로 손봐야 하는 세금 제도가 분명 있긴 하지만 감세를 상쇄할 세수 확보책을 세우는 것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국회의 자료를 종합하면 최근 정부가 한 달간 쏟아낸 정책만으로도 당장 내년 세수가 최소 2조5천억 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세제 개편안이 시행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정부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새 감세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위원회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게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을 허용해 투자 수익에 붙는 세금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밝히며 상속세를 추가 완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마구 쏟아내는 수십 가지 감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세수 기반이 더 약화하고, 정부·여당이 그동안 소리 높여 도입을 요구해온 ‘재정준칙’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3% 이내’ 기준을 내년에도 지키기 어렵게 된다. 위선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나라 살
타인의 고통을 느끼지만, 동시에 내가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는 무기력감을 의미하는 표현은 무엇일까? ‘공감’, ‘공감 능력’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이다. 엽기적이고 폭력적인 범죄의 원인을 공감 능력 결여에서 꼽는 범죄 전문가들도 있고, 4차 산업과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공감 능력이야말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중요한 영역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에 나를 이입하고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은 중요한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로 얼마나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을까? 미국의 작가이자 평론가인 수전 손택은 저서 ‘타인의 고통(2003)’에서 지구 반대편의 재앙을 작은 스크린으로 너무나 손쉽게 접하게 된 현대인들이 타인의 고통과 끔찍한 참사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 정체성을 가지고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설계된 사회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 온 영화감독 이길보라는 “타인의 다름과 상실, 고통을 납작하게 바라보며 공감한다고 느끼는 감정이야말로
최근 날씨마저 소한과 대한 사이에서 영상·영하의 경계를 오가며 약한 모습을 보이던 날씨가 대한을 지나자마자 제대로 오기를 부렸다. 갑자기 영하 20도 안팎을 넘나들며 변덕을 부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민생현장은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민생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오로지 그들의 생각은 기득권세력의 싸움에만 몰두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이웃인 소상공인의 삶터가 더 춥다. 코로나19 이후 좀 풀리려나 기대했다. 그러나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와 인건비 등에 소상공인들은 기가 팍 질렸다. 이재명 대표의 피습 20여 일 만에 배현진 의원이 테러를 당했다. 범인은 손에 들고 있던 돌로 배 의원의 후두부를 시작으로 10여 차례나 가격했다.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15세 미성년자라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다.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지만, 특히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다. 정치는 유권자와 직접 접촉하고 소통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총선을 앞두고 더욱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야 할 시기가 됐지만 이제 정치인들은 홀로 길거리에서 유권자를 만나기 어렵게 됐다. 왜 우리나라 정치가
백년이 넘은 조상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덤을 정리했다. 남의 땅 산자락에 남아있는 봉분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폐가 되기 때문이다. 백 년 전 죽은 조상 할머니 할아버지는 누구였을까. 가족도 친구도 그 시절 같이 살던 사람들도 모두 죽었다. 손자 손녀도 죽었다. 그 손녀의 아들이 나다. 조상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남은 것은 흙 속에 묻혀 있던 작은 뼈조각 몇 개뿐이었다. 죽은 조상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과연 이 세상에 살았던 적이 있었을까.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겠지. 그분들은 이제 누구의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다. 나는 조상의 화장한 유골을 그분들이 살던 고향의 양지바른 산 위에 뿌려드렸다. 내가 죽고 나서 백 년이 흐르면 어떻게 될까? 나의 가족이나 친구, 알던 사람들 모두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내가 지금 살려고 마련한 바닷가의 집도 누군가 다른 사람이 살고 있을 것이다. 나의 재산도 또 다른 누군가의 소유가 될 것이다. 세월을 함께한 책장과 몇 개의 가구들도 모두 폐기물이 되고 나를 옮겨주던 고마운 차도 고철 덩어리가 될 것이다. 나는 바로 죽은 후에는 얼마 동안 가족과 몇몇의 기억 속에 남았다가 그 후로는 사진으로 있다가 무로 돌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대응을 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충돌하는 양상을 빚고 있다. 총선을 채 80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비롯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 대응을 두고 대혼란에 빠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한 위원장을 만나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한 위원장은 즉각 “국민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공개했다. 여당 비대위가 출범 한 달도 안 돼 김 여사 문제로 다시 혼란에 빠진 모습은 볼썽사나울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까지 겹쳐 정치적 중립 문제도 불가피해졌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 관련 보도에 대해 “비대위원장 거취 문제는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시스템 공천’ 의지를 강조하면서 한 위원장에 대한 신뢰 논란을 부인하진 않았다. 대통령실에선 한 위원장의 최근 공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이 최근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최근에 AI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고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의 삶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AI는 이미 우리의 삶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인간 삶의 질과 패턴을 변화시켰다. 실제로 AI의 급속한 발전은 “기계의 지능은 인간을 넘어설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하나씩 깨고 있다. IBM의 수퍼컴퓨터 ‘딥 블루’는 1997년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넘어섰고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압도하며 전세계에 충격을 줬다. 이후 AI는 급속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여 과학, 교육, 경제, 문화, 정치, 의료 등 그 영역의 한계가 없이 진화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AI와 관련된 기업들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여기에 챗GPT, 바드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AI 챗봇의 개발속도가 빨라지면서 AI주권을 지키기 위한 선진국들의 노력과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AI주권은 해외기업이나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고 국가별로 자체 언어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즉, 자주적인 AI가 필요한 것인데 이는 자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국언어와 문화로 학습하고 자국 규제가 가능한 AI기술의 확보가 필요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사건과 관련, “관계 당국의 사건 축소·왜곡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 사건의 정치적 파장을 차단하기 위해, 현 정부에 의해 사건과 수사를 축소·왜곡하려는 의도의 언론 통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혹이 과연 의혹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피습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대테러종합상황실’ 명의의 ‘1㎝ 열상으로 경상 추정’ 문자 메시지에 대해 누가 발송을 지시했고, 그 문자의 작성 경위는 무엇이고, 그 문자가 어느 정도 유포됐는지 명명백백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사건 발생 직후 거의 1시간도 채 안 된 사이에 범행 현장을 경찰이 물걸레로 청소하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명백한 증거인멸죄에 해당한다. 이런 중대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은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도 치지 않았다. 경찰은 언론 발표에서 ”가해자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돼 나라가 좌파세력에 넘어가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라는 짤막한 범행동기를 밝히는 것으로 갈음했다.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에 따른 극단적 범행이라는게 경찰의 주장이다. 경찰은 그가 어떻게 왜곡된 정치 신념을 갖게 됐는지, 그의 행적이 어땠는지 소상히 밝혔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