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투데이 조은별 기자 | 전남도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주관하는 ‘2024년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올해 곽남배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수묵화 <모정>의 보존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전남도립미술관은 소장품의 체계적인 관리와 미술사적 가치 보존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사업은 국내 공사립미술관이 소장한 중요 미술품의 보존 처리 및 과학적 분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국가 중요 문화자산을 후대에 온전히 전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2024년 사업에서는 전국 8개 기관이 선정되었으며, 전남도립미술관 역시 이들 기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며 주요 소장품의 보존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2023년에도 같은 사업을 통해 이강하 작가의 <맥> 작품 보존을 진행한 바 있으며, 2024년 선정된 보존 작품은 전남도립미술관의 주요 소장품 중 하나인 곽남배 작가의 <모정>이다.
곽남배(1929~2004)는 남종화풍을 계승·발전시키면서도 독창적인 실경산수화를 개척한 작가로, 호남 화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한국화의 전통과 현대적 해석을 조화롭게 구현해냈다.
<모정>은 국전(대한민국미술대전) 출품작으로, 작가의 깊은 역량과 예술적 정수가 집약된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전통 남종화 기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개성적인 필치와 독창적인 공간 구성을 통해 곽남배의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2021년에 실시된 상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정>은 작품지의 황변(yellowing), 찢김(tearing), 긁힘(scratching), 울음(buckling) 등의 손상이 확인되었으며, 이에 따라 전남도립미술관 수장고에서 안전하게 보관되어 왔다. 이번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사업을 통해 2025년에 보존 처리가 진행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작품의 물리적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술관의 소장품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보존 처리는 미술관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예산 활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공 미술관이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전문적 보존 작업을 국립현대미술관의 지원을 통해 수행함으로써 보존 과학적 접근을 강화하고, 향후 전시 및 연구 자료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남종화의 전통을 계승한 작품이 보존됨으로써 지역 미술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전통 회화의 미술사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립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이번 보존지원사업을 통해 전남 지역의 대표적 회화 양식인 남종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곽남배 작가의 예술적 유산을 후대에 온전히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어 뜻깊다”라며, “앞으로도 미술관 소장품의 체계적인 관리와 연구를 지속하여 지역 미술 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보존사업을 계기로 전남도립미술관은 주요 소장품의 체계적인 연구 및 보존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향후 보존 완료된 작품을 활용한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기획하여 대중들에게 보다 풍부한 문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